공화당의 대통령후보이자 ‘11월의 맞수’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에게 지지도면에서 뒤지고 있는 민주당의 주자 앨 고어 부통령이 비장의 승부수를 준비중이다.
올해초 지명전이 시작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어 부통령이 부시를 제친 적은 거의 없다. 정책안에 대한 평가에서는 부시보다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도 전체적인 지지도는 늘 그에 비해 한단계 아래로 나타났다.
미국인들은 소셜시큐리티와 세금문제에 대한 그의 접근법이 부시의 대안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통나무처럼 뻣뻣한 ‘모범생’ 고어보다는 어딘지 빈듯한 부시의 인간적 매력에 끌리고 있다. "정책은 고어, 매력은 부시"라는 등식이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고어 본인도 최근 LA타임스와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정책보다 후보들의 개성을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성향을 지지도 반전을 가로막는 최대요인으로 진단했다.
정확한 진단이 나오면 적절한 처방이 따르기 마련이다. 고어는 투표일이 가까워오고 후보들의 공방이 가열되면 유권자들의 관심이 후보들의 개성에서 정책쪽으로 자연스레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의 필승전략은 유권자들의 판단기준 변화시점을 최대한 당기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승부수를 던질 D-데이는 전당대회마지막 날인 17일. 이날 있을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수락연설을 통해 그는 승패를 좌우할 주사위를 던진다. 후보수락 연설에서 자신의 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혀 인물평가에서 정책대결로 선거판의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것.
고어는 LA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위험부담이 따르겠지만 소셜시큐리티와 세금문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해 부시와의 분명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추진시한까지 곁들여 공약을 제시하는 것은 그의 표현대로 대단한 정치적 도박이다.
고어는 현재 전문가들과 참모의 도움을 받아가며 지명수락연설문을 직접 작성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나의 진정과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공약이 담긴 그의 지명수락 연설이 어느정도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살펴보면 11월 선거의 향배를 조금은 더 뚜렷하게 엿볼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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