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샌프란시스코를 찾는 본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여권을 분실, 낭패를 겪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16일 상항총영사관을 방문, 여권재발급을 신청한 오모씨는 지난 토요일 샌프란시스코 피셔맨즈 워프에서 점심식사중 여권과 카메라 등이 든 가방을 통째로 소매치기당했다. 오씨는 12일 오후 1시경 피셔맨즈 워프 타란티노 레스토랑 야외식탁에서 친구 3명과 함께 식사를 했다. 가방을 의자에 두고 음식을 주문하려 카운터에 나간 사이 백인 할머니가 다가왔다.
이 할머니는 두차례나 일행에 다가와 길을 물으며 일행의 주의를 분산시켰다. 오씨는 자리로 돌아와서야 자신의 가방이 없어진 것을 알게됐다. 본국에서 어학연수차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는 오씨는 여권과 카메라는 물론 휴대폰, 1,200달러 상당의 여행자 수표, 선글래스 등을 잃어버렸다.
오씨는 "서울의 가족에 연락, 여권번호와 호적등본 등 서류를 구비해 여권재발급을 영사관에 신청했다"며 "금전적·시간적 손실도 문제이지만 도난된 한국여권이 중국 등지로 팔려간다는 말을 듣고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영사관에는 오씨 이외에도 3명 이상의 한인들이 여권분실을 신고했다. 영사관의 여권담당 길덕희씨는 "최근 하루 평균 3-4명이 여권분실을 신고할 정도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치기가 빈발하다"고 말했다.
유춘호 영사는 "공항과 호텔은 물론 금문교와 피셔맨즈 워프 등 관광지에서 금품과 여권을 도난당하는 사례가 많다"며 "여행자들은 소지품을 항상 몸가까이 지니고 도난사고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사관측에 따르면 휴가철이 본격 시작된 7월부터 8월중순까지 여권분실에 따른 임시여행증명서를 42건이나 발급했다. 이는 올해 1월부터 8월 15일까지 발급한 여행증명서 155건의 27%에 해당되는 발급량이다.
여행객을 주로 노리는 소매치기들은 주로 히스패닉이나 중동계가 많으나 최근에는 백인과 여성, 노인 등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영사관의 김총씨는 "낯선 사람이 길을 묻거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며 "차안의 경보장치까지 깨고 금품을 훔치는 도둑도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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