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일가, 법원명령 거부 "접근하면 발포"
권총과 칼을 허리에 차고 반자동소총으로 중무장한 조나던 그레이는 철조망이 둘러진 울타리뒤에서 밖을 조망하면서 만약 경찰등 당국의 법집행관들이 47에이커에 달하는 아버지의 주택지에 진입을 시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하고 생각에 잠긴다.
"장담하건데 법집행관들은 이곳에 들어오지 못한다"
28세의 그레이와 두 명의 형제는 중무장을 하고 굳게 잠긴 목장에서 외부를 살피고 있다. 보초를 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눈이 쏠리고 있는 이곳은 트리니티강 인근의 트리니다드라는 마을로 댈러스에서 남동쪽으로 60마일가량 떨어져 있다.
히코리 나무그늘밑에서 텍사스의 작열하는 햇볕을 피하고 있는 이들은 아버지를 체포하기 위해 과연 언제 당국이 움직일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레이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다섯 명의 장성한 가족들이 무장을 하고 당국의 명령에 불응하고 있는 것은 이미 15개월째.
이들은 누이 리사가 이혼에 따른 자녀양육권소송에서 재판에 출두하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두 살짜리와 네 살짜리 아들을 전 남편에게 인도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이에 불응, 무장상태로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그레이의 아버지인 51세의 존 조 그레이 역시 당국으로부터 쫓기고 있는 몸인데 그는 작년 12월 인근 앤더슨 카운티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무장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그레이 가족은 법원이나 정부의 어떤 명령이나 조치도 따르지 않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레이 일가가 이처럼 당국의 명령에 항거하면서 내세우는 명분은 소위 종교 및 정치적인 이유.
"세속적인 법원은 우리를 지배할 권한이 없다. 우리는 성경과 헌법에 따라 생활하고 있는데 이들중 어느 것 하나 자녀 양육권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사람이 다치는 것은 원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레이는 말한다.
당국은 사태에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
"상황을 조급하게 진행시키지 않을 것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헨더슨 카운티 셰리프국의 부국장 로니 브라운로우의 말이다.
셰리프국은 존 조 그레이가 법집행당국과 3년 전 대치극을 벌였던 분리단체 ‘텍사스 공화국’과 교류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연방수사국(FBI)에 알렸다.
조나던 그레이는 "우리 가족은 안식일 예수 재림교의 분파"라고 말했다.
존 조 그레이는 지난 주 샌앤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이 우리에게 생존을 허락하는 한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나는 당국보다 신을 더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웃들은 존 조 그레이가 조용한 사람이지만 오랫동안 마을주민들에게 민병대에 참여하도록 종용했었다고 밝혔다.
그레이 일가는 울타리에 "폭정에 불복하는 것은 신에게 복종하는 것이다", "민병대인 우리는 자유롭게 살거나 아니면 죽음을 택할 것이다"등의 구호가 적힌 사인을 걸어놓고 있다.
무장 일가족의 단호한 저항에 당국이 어떤 반응으로 나올지 미국의 관심은 서서히 텍사스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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