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만 남단에 있는 A-8 해역의 주민들이 공짜 렌트와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항만당국의 태도는 마치 ‘어쩌나, 공짜 점심은 이제 끝났는데..’하는 내심 고소하다는 것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당국은 우리를 이산가족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프리 스피릿’이라는 고물 배에서 샌디라는 개와 함께 선상생활을 하고 있는 올해 52세의 마이크 쿤은 말한다.
이들이 살고 있는 샌디에고 만 남단의 면적 82에이커에 달하는 해역은 항만국이 A-8으로 지정한 마지막 무료 정박지다.
정박료를 낼 수 없는 골수 선상족들이 이곳에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7년부터.
그러나 당국이 얼마 전부터 샌디에고 만 정화운동을 펴면서 궁핍한 선상족들은 갈 곳이 없게 됐다. 당국이 이들에게 항만국에 정박료를 내고 정식으로 주거허가를 받든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떠나라고 한 것이다.
항만국이 징수하는 정박료는 하루 3달러40센트이지만 개인시설의 정박료는 이보다 훨씬 비싸다.
A-8 해역의 상징이었던 선상파티도 종말을 고하게 됐다.
당국이 이곳의 해수오염가능성과 폐선에 가까운 상당수의 배들이 안고 있는 항해위험성을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2일부터 발효되는 당국의 조치로 A-8 선상족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배를 환경기준에 맞게 개조,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A-8에 정박중인 배들 중에는 기뢰제거용 소해정을 개조한 함정 ‘파라다이스’를을 비롯, 선체에 따개비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보트들이 있는가 하면 선실에 무도장, 목욕실, 거울천장으로 장식돼 섹스파티장소로 곧잘 이용되는 선체밑바닥이 평평한 5층짜리 ‘넵튠스 팰리스’도 있다.
A-8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소형보트를 타고 육지에 있는 일터로 나가는 직장인들이지만 대부분은 은퇴연금이나 불구배상금등에 의존,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이곳 주민의 상당수는 육지생활에 적응할 수 없는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곳에 산다"
1960년대부터 이곳에 살아 온 모건의 말이다.
샌디에고 만에 접해 있는 내셔널 시티와 스윗워터 강 사이에 있는 A-8 주민들은 32 스트리트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는 각종 군함에서부터 푸른빛이 감도는 길게 휘어진 코로나도 베이 다리, 샌디에고 시의 반짝이는 스카이라인등 환상적인 전망을 자랑해 왔다.
종종 머리위로 날아가는 해군 헬리콥터의 굉음이 들리기는 하지만 거리의 혼잡, 자동차의 소음이나 매연등 육지생활의 공해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셀룰라 폰, 수신상태가 매우 양호한 TV, 발전기, 포로판 개스를 사용하는 취사시설등이 육지생활의 편리함을 바다위에서 제공하고 있다.
현재 A-8 해역에 정박중인 배들 가운데 당국의 환경 및 항해기준에 맞는 선박은 몇 척 안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집계에 따르면 이곳에는 선상족이 살고 있는 배 40척, 사람없이 방치된 배 60척, 어선 및 예인선 20척등이 있다. 이 가운데 어선을 제외한 나머지는 거의 동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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