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가는 길’ 마지막 고비 … 팽팽한 판세 깰 최대 변수
역대 대통령후보 TV토론회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극적인 상황에서 민주, 공화 양당 대권주자들의 1:1 맞대결이 시작된다.
세차례의 토론회 일정중 ‘개막전’을 치루기 위해 3일 한자리에 마주 앉는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조지 W. 부시 공화당후보의 지지도는 완강한 백중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USA투데이와 CNN의 갤럽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는 각각 45%의 동일한 지지율을 기록중이다.
이처럼 숨막히는 접전속에서, 그것도 투표일을 불과 5주 앞두고 열리는 첫 번째 토론회는 1억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들의 입장에서 보면 단 한번의 결정적 실수로 치명상을 입을수 있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곡예를 벌이는 셈이다.
일단 세평은 고어에게 유리하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평을 들어보면 반드시 그런것만도 아니다.
고어의 장점이라면 풍부한 경험이다. 그는 1988년 대통령후보경선에 참가했다 초반에 나가 떨어졌던 것까지 합쳐 이제까지 3번의 대선을 일선에서 경험했고 지명전과 총선을 합쳐 모두 30 여차례의 공개토론을 치루었다. 반면 부시는 텍사스주지사후보간의 2차례 토론회와 공화당 대선후보지명전에서의 후보토론회까지 합쳐 열두어번의 ‘출전’경험을 갖고 있다.
경험만으로 본다면 고어가 단연 유리하다. 하지만 민주당측이 고어를 ‘토론의 달인’ 쯤으로 과대포장해 제시한 것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수도 있다. 고어로서는 ‘잘해야 본전’인 반면 부시는 일방적으로 꿀리지만 않아도 높은 점수를 받을수 있는 분위기가 은연중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둘 모두 완벽한 토론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고어는 조리있게 말을 잘 할지 몰라도 부자연스런 태도가 눈에 거슬리는데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성향이 있고, 부시는 친근하고 소탈한 느낌을 주지만 말실수가 잦은데다 순발력이 부족해 예상치 못했던 질문이 나오면 입이 붙어 버린다.
고어와 부시는 첫 번째 토론회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주말을 기해 본격적인 강훈에 들어갔다. 고어는 유세도중 만난 13인 유권자들을 리허설 장소인 플로리다의 사라소타로 초청, 훈수를 받았고 부시는 자신의 텍사스 농장에 칩거, 마무리 연습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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