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앨 고어 대통령후보가 토론회에서 집중적으로 보여 주어야 할 덕목은 관록보다는 개인적 매력이다. 한마디로 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는게 급선무다.
그는 지난 92년 대선에서 부통령후보들간의 토론회에 참석, 공화당의 댄 퀘일과 맞붙었을 당시 자신의 단점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퀘일의 발언에 중간중간 끼어들어 공격을 가하다 사회를 맡았던 핼 부로노로부터 "상대에게 말할 기회를 주라"는 질책을 받았을 정도다.
나무토막처럼 뻣뻣한 모습으로 토론을 하다 기회가 있을때마다 목에 핏대를 세우며 상대방에게 달려드는 그의 태도에 시청자들과 평론가들은 모두 도리질을 쳤다.
1년 뒤 래리킹쇼에 출연,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변호하기 위해 로스 페로를 상대로 설전을 벌였을 때에도 그는 상대의 발언기회를 뺏아버리는 등 시종 공격적이고 무례한 인상을 주었다.
LA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가족을 총동원해 ‘부드러운 남자’의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판세반전의 기회를 붙잡었던 그가 과거와 같은 ‘고어 본색’을 드러낼 경우 지지율 급락을 모면키 힘들다는게 지배적인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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