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토론회를 앞두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는 식견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경험이 일천한 그는 이제까지 가진 열두어차례의 공개토론회에서 소탈하고 친근감이 가니는 하지만 머리에 든 것이 별로 없어 보이는 후보라는 인상을 던져주었다.
따라서 그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나라일을 맡을만한 충분한 식견과 경륜을 지녔다는 확신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다.
그는 94년에 가진 텍사스주지사후보 토론회에서 중앙무대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물 앤 리처즈와 맞붙었었다. 당시 토론회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부시의 열세로 판정을 내렸으나 유권자들은 오히려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노회한 정치인과 참신한 신인이라는 극명한 대조가 그의 서투름을 오히려 돋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는 사정이 다르다. 주지사토론회 때처럼 예상치 못했던 질문이 나올때마다 단답식으로 답변하거나 "그 문제에 관해서는 별 할말이 없다"고 뒤로 빠지려 들다가는 "함량미달"이라는 평가를 뒤집어 쓰기 십상이다. 더구나 그는 대통령후보 토론위원회가 제시했던 토론회 일정과 포맷에 반대하다 "고어에게 미리부터 겁을 집어 먹었다"는 비웃음을 자초했었다. 만일 이번에 또다시 사리에 맞는 답변을 하지 못한다든지 단답식 대답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들다가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라는 치명적인 평가를 피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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