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경이 나오면 분위기가 싱싱해진다. 그녀에게서는 분냄새 대신 삶에 밀착된 여자만이 풍길 수 있는 활력과 생동감이 물씬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처녀 때의 화려한 미모와 뾰족한 연기가 이제는 둥글어지고 부드러워져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그녀가 되었다.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자신감으로 아줌마의 역할을 너끈하게 받아내는 그녀의 모습은 드라마의 중심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삼숙이라는 다소 촌스럽고 푼수끼 있는 아줌마는 억척스러우리만치 살림꾼으로 살아온 그녀에겐 딱인 역이다. 장바구니 들고 시장통을 씩씩하게 휘젓고 다니는 서민적인 체취가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원미경이기에 누구보다도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오삼숙은 아줌마라는 단어가 풍기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지적이거나 교양 있는 여성이라고 할 수 없는 단순함과 푼수끼가 한 면이라면 식구들을 위해 억센 생활력으로 살아나가는 성실하고 헌신적이며 인간미 넘치는 부분은 다른 한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속물근성을 위선의 가면 뒤에 감추려 드는 남편보다 훨씬 더 순수하며 건강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화장기가 거의 없는 맨 얼굴 같은 원미경의 모습엔 갓 삶아낸 면 빨래처럼 꾸밈 없이 깨끗한 매력과 튼튼하고 질긴 삶의 실용성이 담겨 있다.
예전에 뾰족했던 턱도 둥글어지고 표정도 수더분해졌다. 수다 떨기 위해 옆집을 찾는 이웃아줌마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도 아직 뽀얀 아름다움이 남아 있는 여자가 원미경인 것이다. 희고 납작한 마스크의 그녀는 동양적인 윤곽과 이목구비로 인해 입체적이고 뚜렷한 느낌보다는 정적이고 여성적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녀의 적극성이나 씩씩함도 공격적이라기 보다는 모성적이다. 가족에 대한 애정 때문에 씩씩해지고 어려운 일도 해치우는 모성적 강인함은 한국 어머니의 전통을 잇는 변함없는 형상이다.
그것이 늙은 어머니가 아닌, 젊고 아직은 아름다운 원미경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 남궁설민(파티마 의원장ㆍ성형미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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