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선에 나타난 민심
▶ 텃밭정치 전국적 영향력 쇠퇴
7일 대선의 최후승자는 아직 베일에 쌓여 있으나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의 정치 문화와 유권자들의 의식과 관련해 몇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선거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지적하고 있는 사실은 현재의 경제호황에도 불구하고 집권당 후보가 고전했다는 점이다. 유례없는 호황은 고어에게 손쉬운 승리를 가져다 줄수 있었던 ‘전가의 보도’였지만 그는 이를 활용하는데 실패했다. 장기간 호황이 계속되다 보니 유권자들이 이에 무감각해진 면도 있지만 고어가 이런 치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했더라면 다른 결과를 가져 올수 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고어의 자충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은 투표후 여론조사에서 "현 경제상태가 대단히 좋다"고 응답한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부시에게 표를 던졌다는 사실이다.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경제 못지 않게 인간적 호감도를 선택의 우선 요소로 여겼음을 뒷받침 해 주고 있다. "후보를 집에 초대한다면 누가 좋을까"라는 친밀감이 부동층표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가의 진단은 바로 이런 의식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특징은 ‘지방정치’가 전국적인 정치구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급속히 쇠락했다는 점이다. 양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중 상대당으로 이반한 주들이 상당수 있었으며 고어가 자신의 출신주에서조차 부시에게 패한 것은 충격적인 일로 받아 들여 지고 있다. 고어는 클린턴 고향인 아칸소도 놓쳤는데 결국 텃밭에서의 패배가 백악관행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미국 정치의 전국화’가 한층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보는 정치학자들이 많다.
남성과 여성의 정치의식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생기고 있는 것 또한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다. 두후보 지지표를 성별로 보면 여성은 고어 54, 부시 43이었던 반면 부시는 남성 53, 여성 42였다. 직업과 사회활동에 있어서는 남녀간의 장벽이 갈수록 허물어 지고 있는데도 후보 지지 성향에 있어서는 차이가 총 22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상이했다.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정치인들의 선거 전략 수립과 관련,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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