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주대법원은 21일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후보에게 ‘백악관 드림’을 이어갈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3개 카운티의 수검표결과를 주 전체의 개표집계에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를 놓고 이틀간 심리를 벌인 주대법은 이날 대법관 7인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42쪽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주정부 선거담당자들은 카운티선관위가 26일 오후 5시(동부시간)까지 접수시킨 수검표결과를 인증해 최종집계에 가산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대선이 끝난지 꼭 2주째인 21일 재검표 처리방향을 제시한 주대법은 "선거 주무부서인 플로리다 주총무처가 일요일인 26일 수검표결과 접수를 위해 따로 문을 열지 않을 경우, 주총무처장관은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접수된 수검표결과를 최종집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은 민주당측이 요청한 유효표 판정기준과 관련, "투표자들의 의사가 분명히 드러난 기표지는 설사 천공이 되지 않았다해도 유효표로 인정해야 한다"는 일리노이 주대법의 판례가 이경우에 적합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으나 논란의 핵심인 이른바 보조개형 기표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보조개형 투표지는 기표난에 철필 흔적만 남아 있는 기표지를 의미한다.
주대법원의 판정에 대해 고어는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즉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부통령후보인 조셉 리버맨이 지켜보는 가운데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선거결과는 아직도 불투명하다"고 강조하고 "승리보다 국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최종집계가 완료되기 전에 부시 주지사와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또다시 양자 회동을 제안했다.
이어 양 진영 모두 발언을 자제해줄 것을 주문한 고어는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내가 직접투표에서 이겼다는 사실을 지적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연방헌법이 요구한 선거인단 정족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선거결과가 어떻게 되건 상대진영에 속한 선거인을 빼내려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면 부시의 대리인격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플로리다 주대법원이 새로운 선거제도를 만들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부시진영은 주대법이 재검표의 수용을 판결할 경우에 대비, "민주당우세지역에 한해 재검표를 허용한 것은 법의 공평한 보호를 규정한 연방헌법의 정신에 어긋난다"며 연방대법원에 상고심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한편 대권의 향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주대법의 심리와는 별도로 팜비치 카운티등 3개 카운티의 수작업은 21일에도 이어졌으나 공식 개표결과에 위협을 가할 만한 고어의 새로운 뭉치표는 나오지 않았다. 고어는 이제까지 브로워드 카운티에서 118표,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 157표, 팜비치 카운티에서 3표를 추가했다.
이에 자극받은 플로리다의 유권자들은 21일 "기표난에 천공이 되지않았어도 투표자의의사를 읽을수 있는 철필 흔적이 남아 있는 이른바 보조개 표는 유효표로 간주해야 한다"며 주순회법원에 긴급소송원을 제출했다. 주순회법원의 판결은 22일로 예정되어 있다.
당초 팜비치 카운티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추수감사절인 23일 하루동안 수검표 작업을 중단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주대법이 시한을 26일로 결정함에 따라 휴무일 없이 검표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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