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게 결혼은 인기의 무덤이었던 적이 있다. 이제 스타의 결혼은 엄청난 관심을 끌며 인기 촉매제 역할을 할 정도로 시대가 변했다. 심지어 스타의 결혼이 광고, 결혼식장 홍보 등 상업적 마켓팅으로 활용되기까지 한다.
3월 세인의 눈길을 끌며 화려한 결혼식을 올린 탤런트 채시라(32)와 가수 김태욱(31)의 결혼 사진이 인터뷰 장소인 서울 한남동 한 가게 입구에 걸려있다.
채시라 역시 결혼 후 아파트 광고 등 광고 출연이 늘고 드라마에서 최고 대우를 받으며 결혼전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게 문을 들어서자 채시라가 극본을 읽고 있다. 그는 종업원들에게 " ‘여자 만세’ 꼭 보세요.
재미있어요" 라는 말을 건넨다.
스타 탤런트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일상이다. 하지만 채시라가 더 관심을 끄는 것은 15일 시작된 SBS 수목 드라마 ‘여자 만세’ 가 결혼한 후의 첫 출연작이기 때문이다.
결혼한 지 7개월 된 그는 "태욱씨와 드라마 기획서를 보고 이 작품 뜨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1년 정도 쉬려고 했는데 배역이 워낙 마음에 드는데다 태욱씨가 적극 출연을 권해서요." 말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태욱씨’ 라는 말이 살갑다.
"결혼해서 참 좋아요. 처녀때는 운동도 않고 식사도 걸렀는데 결혼하니까 함께 운동하고 취미생활도 해요. 태욱씨를 위해 요리도 하고요. 저 음식 못할 것 같지요? 잘 만들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만들어요. 그런데 태욱씨가 훨씬 음식을 잘 만들어요."
그는 결혼이 연기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사물을 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처녀때 경험하지 못한 것을 하면서 감정이 풍부해져 연기가 보다 세밀해지고 감성이 잘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아줌마인데 드라마에선 남자의 배신으로 독신 선언을 하고 당당히 홀로서기를 하는 직장 여성(다영)역을, 그것도 약간 푼수 같은 코믹한 역을 맡았다. "애가 있어야 아줌마지요"라고 웃으며 "연기자는 배역을 가슴으로 느껴서 소화하는 것이지 외형적 조건(아줌마)은 문제가 안됩니다.
’여자 만세’에서 평범한 여자들을 대표해 연기하고 있다는 사명감을 갖게되요. 다영이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성 시청자들 모두 용기를 얻었으면 합니다"고 말한다.
허구적 내용과 현실의 간극을 줄여 드라마의 현실감을 높일 수 있어야 훌륭한 연기자일 것이다. 채시라는 그 중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운이 좋았다"는 그의 말처럼 채시라는 17년 연기하는 동안 줄기차게 주연만 해왔다.
그리고 일상성이 드러난 캐릭터보다는 카리스마가 풍겨나오는 주인공이었다. ‘여명의 눈동자’ ‘왕과 비’처럼 시대의 질곡을 헤치고 운명을 개척하는 강인한 여성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직장 여성이라는 흔한 인물상을 연기해야한다. "한번도 해보지 않는 배역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긴장감을 갖게하지요. 새 인물을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은 항상 즐거운 일입니다."
결혼 후 첫 출연하는 SBS에서 그는 출연료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고 했다. "최고의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혼신의 연기를 하기 때문입니다."당당하고 자신있다.
하지만 채시라는 아직 배역에 착근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 연기 톤도 딱딱하고 힘이 들어간 듯 하다. 그러나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그의 진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말대로 혼신의 연기를 하는 탤런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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