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줌마’ 파이팅이다.
MBC TV 드라마 <아줌마>에 주부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다.
<아줌마>는 남편만을 떠받들고, 생활력 없는 남편 때문에 시댁의 하대에도 죽어지내던 주인공 오삼숙(원미경 분)이 본격적으로 반기를 들기 시작하면서 시청률이 급상승하고 있다. 결혼하면 그 순간부터 묘한 지위로 전락해버리는(오죽하면 대한민국 제 3의 성은 남자, 여자에 이어 아줌마일까) 여성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는 것.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그저 자식 때문에 참고 살지’라며 속태우고, 영원한 갈등 요소인 시댁 식구들의 아니꼬운 행동과 이기적인 처사에도 그저 애만 태웠던 아줌마들이 다듬이 방망이질을 하는 대신 오삼숙을 보며 십년묵은 체증을 풀고 있는 것.
극중 남편 장진구(강석우 분)는 아버지의 퇴직금을 털어내 `기부금 교수’가 됐다. 재단 비리가 터지면서 자신의 목을 죄어오자 `양심선언’을 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겉과 속이 다른 허위의식의 표본이다. 그리곤 대학 때부터 동경해온 예쁘고 똑똑한 한지원(심혜진 분)과 정신적인 사랑이라며 바람을 피우기 시작한다.
시댁 식구들은 `교수 며느리’를 볼 수 있다는 허영심에 은근히 `이혼하면 너만 손해’라는 식으로 며느리를 닥달한다. 아들이 바람 피우는 건 수준이 맞지 않는 며느리에게도 책임이 있다면서 친정 식구들까지 화나게 만든다.
여기서부터 원미경의 반격은 시작된다. 남편에게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하고, 변호사를 찾아가 시부모의 재산까지 따져가며 위자료를 셈해 본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절대 내줄 수 없다고 맞선다. 며느리를 못마땅해 하는 시어머니에게 기어코 생활비를 타내고, 고상한 시아버지에게 할 말 다 한다.
이런 원미경의 모습에서 주부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지금껏 `바람난 남편’이란 소재를 택한 드라마는 많았지만 이렇듯 통쾌하고 유쾌하게 그린 드라마는 볼 수 없었다.
때문에 MBC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삼숙이 파이팅!’을 외치는 글들이 가득 메워져 있다.
"정말 얄미운 남편이랑 시어머니에게 파이팅 하시길. 덕분에 맘껏 미워하고 골탕 먹는 거 시원해 하고 있습니다. 얄미운 남편 좀 마구마구 괴롭혀 주세요. 사실 내가 너무 시원해 하니까 옆에 있는 남편이 좀 민망해 하더라.’
’남학생들까지도 드라마 보려고 난리들이에요. 학벌은 낮아도 이 시대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줌마들이 많다는 점을 아세요’ `오삼숙여사님, 다시 남편이 빌어도 제발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가세요, 다른 사람 눈치보지 말고’ 등등 세대 불문하고 여성들에게는 이 드라마가 얼마나 시원하고 통쾌한 지 알 수 있다.
캐릭터 상 맞수인 두 여자, 원미경과 심혜진의 매력이 십분 발휘되는 것도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수월하게 만드는 요소다.
처음 캐스팅됐을 때 `이보다 더 맞아떨어지는 배역이 없다’는 평을 들었던 원미경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집안 일에 찌들어 툴툴 거리면서도 가족을 위해 할 일 다하다 이제는 `투사’로 변모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아줌마를 그만의 매력으로 연기하고 있다.
세련된 느낌의 심혜진은 `늙은 공주병 환자’역할을 기막히게 소화해낸다. 대학시절 많은 남자들의 동경을 받다 이제는 연하남에게 차이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듯 했으나 아이 둘을 키워야 할 지도 모르자 슬슬 발을 빼는 상황이다.
많은 시청자들은 오삼숙 편을 들고 있지만, 한지원 역시 잘난 여자의 있을 수 있는 모습이라 미워하지 만은 않고 있다. 남자들과 시댁 식구들의 왜곡된 시각이 표출되는 대상일 뿐.
남편과 시댁에 시원한 반격을 가하는, ‘오삼숙 파이팅’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