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삐풀린 아파트 렌트"
▶ 타운 1베드룸 800~900달러선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3년 동안 매년 올린다니 말이 됩니까?"
LA 한인타운 한 아파트에 사는 한인 고모씨는 며칠 전 매니저 오피스에서 날아온 렌트 인상 통지서를 받고 한숨부터 지었다. 월800달러이던 아파트 렌트가 내년부터 930달러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98년만해도 720달러였으니 2년새 200달러가 넘게 오른 셈이다.
"올려도 그렇게 많이 올릴 수 있느냐고 매니저에게 따졌더니, 들어올 사람이 줄을 섰으니 싫으면 나가라는 대답만 들었다"며 고씨는 분개했다.
최근 타운의 아파트 렌트가 폭등하면서 많은 한인 테넌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공급은 한정되다 보니 렌트가 몇년째 연 10% 이상 치솟고 있다. 3년전 600달러 정도이던 1베드룸 렌트가 최근에는 800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 타운인근 ‘팍 라브레아’ 아파트의 경우 3년전 1,100달러이던 2베드룸 렌트가 최근 1,600달러로 올랐다.
이 때문에 싼 모텔에 장기 투숙하거나 룸메이트를 구하는 테넌트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9가에 있는 한 아파트의 독신 정모씨는 1베드룸 렌트가 3년새 650달러에서 900달러로 오르자 하는 수 없이 룸메이트를 구했다. 그는 "혼자 버는 처지에 도저히 감당할 능력이 안 돼 서둘러 룸메이트를 구했다"며 "내년에는 또 얼마나 올릴지 지금부터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6가 2베드룸 아파트에 거주하는 황모씨는 "1년새 15~20% 정도 렌트를 올리는 데 테넌트들이 맞설 권리는 전혀 없는 거냐?"고 분개하며 "주변에서 그 정도 렌트면 집을 사라고 하지만 다운페이가 없어 집도 못살 처지"라고 답답해했다.
렌트가 폭등하면서 렌트를 둘러싼 건물주와 테넌트간의 마찰도 잦아지고 있다. 아파트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한미연합회, 한인건강정보센터 등에는 렌트 인상문제를 상담하는 한인들의 문의가 최근 줄을 잇고 있다.
렌트 분쟁 중재를 담당하고 있는 한미연합회 4.29 분쟁중재 센터의 황금지 디렉터는 "렌트 인상 문제를 접수할 경우 건물주와 테넌트 양측의 입장을 듣고 서로가 양보해 절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한인 테넌트들의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유닛이 적은 아파트는 건물주와의 절충을 통해서 렌트를 조정한 경우도 있다. 8가의 한 아파트에 사는 박모씨는 "테넌트가 납득할 만한 인상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건물주가 동의, 당초 730달러에서 830달러로 인상하려던 렌트를 800달러로 낮췄다"고 말했다.
한편 렌트 인상에 대해 한 건물주는 "지금의 렌트는 80년대 말 수준을 회복하는 정도"라고 주장했다. 한인 아파트 소유주협회의 조희균 회장은 "80년대 턱없이 낮은 렌트로 많은 아파트 소유주들이 건물을 차압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었다"며 "LA의 경우 더 이상 아파트를 지을 부지도 없는 데다 건축비 급등으로 당분간 렌트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A시 아파트 렌트 관련법에 따르면 지난 78년 10월1일 이전에 지어진 2유닛 이상의 아파트는 연 3~5%(건물주가 수도, 전기요금을 모두 부담할 경우 5%) 렌트를 인상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 지은 아파트는 상한폭 없이 렌트를 인상할 수 있다. 문의 한미연합회 (213)383-4290, LA시 주택국 (800)994-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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