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풀만 벗겨도 남자들은 보기 안쓰럽다. 지적인 모습, 다정다감함, 그리고 순정 등의 ‘화장’으로 본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그 화장만 벗겨지면 치졸한 모습만 남는다. 두터운 화장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지만 그 화장이 벗겨지면 전혀 딴 사람이 되는 것이다.
MBC TV 월화 미니시리즈 <아줌마>의 강석우(43)가 그렇고 SBS TV 수목 미니시리즈 <여자만세>의 변우민(35)이 그렇다. 지적인 인텔리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한꺼풀만 벗기면 허위 의식에 가득찬 불쌍한 인간일 뿐이다. 한 여자에게 순정을 다 바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돈과 명예를 쫓는 애처로운 인간일 뿐이다. 이 때문에 한 여자는 희생돼야 한다.
남자들로서는 까발려져서는 안될 치부가 공개된 것이다. 여자들은 통쾌해 하고 남자들은 혀를 차면서도 현실감을 느낀다.
▨ 강석우
삼숙(원미경)의 시선에 애초에 그는 지존이었다. 일류대학을 졸업한 ‘배운 인간’이었고, 집안도 그럭저럭 괜찮은 헌칠한 남자였다.
MBC TV 월화드라마 <아줌마>에 등장한 장진구(강석우)는 이렇듯 그럴싸한 캐릭터로 등장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삼숙의 시각은 점차 변하게 된다. 시아버지의 퇴직금으로 전임강사 자리를 사고 음주운전도 돈으로 무마하려는 그를 보고 ‘배운 놈’들의 위선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옛 애인 한지원(심혜진)이 등장해 이들 부부를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간다.
극중 갈등 요소가 커지면서 지난 28일 방송은 시청률 30%를 넘어서며 <아줌마>에 인기 드라마 타이틀을 붙였다.
요사이 탤런트 강석우는 얼굴에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아줌마>를 통해 새로이 변화한 자신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기분"이라는 본인의 이 말에 모든 상황이 담겨있다. 심지어 MBC 인터넷 홈페이지(www.imbc.com) 게시판의 한 네티즌은 "드라마 제목에 <아저씨>가 더 어울릴 정도로 돋보이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연기의 핵심은 바로 ‘얄미움’이다. 뛰어난 연기는 언제나 시청자들로 하여금 극중 인물을 현실 인물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말이 들어맞게 한다. 많은 주부 시청자들은 "저런 비열한은 반드시 도덕적인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변우민
변우민이 맡은 이정석은 서울의 최고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입사했다. 대학 때 미모의 다영(채시라)에게 반해 한참을 쫓아다닌 끝에 연애를 시작했고 수년간 사귄 뒤 약혼까지 한 사이. 여기까지는 건강한 젊은이의 모습이다.
하지만 자신이 다니는 회사 회장의 딸(박소현)이 등장하면서 본색을 드러낸다. 돈과 명예가 보장된 미래를 위해 그녀가 꼭 필요했고, 그 순간 평범한 약혼녀 채시라는 걸림돌이 돼버렸다. 결혼 약속은 헌신짝 내버리듯 내동댕이치고 현실을 직시한 채시라가 가져간 돈을 돌려 달라고 하자 한푼이라도 깎겠다며 이것 저것 다 따지며 계산한다.
박소현에게 쥐어살면서 가끔 한숨을 내쉬며 채시라를 그리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여자들은 통쾌해 하고 남자들은 뜨끔해 한다.
신파조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지만 변우민의 캐릭터는 좀 더 현실적이다. 그동안 굳이 까발리지는 않았던 남자들의 졸렬한 모습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던 변우민은 오랜만에 자신에게 잘 맞는 연기를 하고 있다. 야망에 가득찬 전도유망한 젊은이의 꾸며진 모습과 한푼이라도 덜 주겠다는 치졸한 모습을 실제 모습인양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