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 연예계 결산-10대 뉴스와 그후]
때때로 현실이 상상력보다 앞서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다. 올 해 연예계가 그랬다. 새 밀레니엄을 여는 2000년, 연예계에는 빅 뉴스가 쏟아졌다. 새 밀레니엄답게 사상 초유의 사건들이었다.
여자 톱스타가 누드 사진집 발간 때문에 법정 공방을 벌이고, 남자 탤런트 홍석천이 용기있게 커밍아웃 하고, 서태지가 인터넷을 통해 컴백 발표를 하고, <공동경비구역 JSA>가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쉬리>의 흥행 기록을 위협하고 있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던 ‘사건’들이다.
손지창 가족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게 카지노 ‘대박’을 터뜨려 외신을 타고, 심은하가 ‘부주의한’ 미국 여행을 떠나다가 결혼 계획까지 드러난 사건 또한 많은 화제를 제공했다.
10대 뉴스에는 끼지 못했지만 온갖 ‘괴담’들이 유포돼 애꿎게 많은 연예인들을 에이즈 환자나 포르노 배우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한 괴담 유포도 새롭게 등장한 풍속도였다.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들이 1년 동안 현장을 뛰며 취재했던 사건, 사고 가운데 ‘10대 뉴스’를 선정해 뉴스의 배경과 그 후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 누드 사진 촬영 만으로도 ‘사건’
김희선 누드 화보집 발간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촬영을 한 뒤에 시작된 싸움이 지금도 지리하게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 내년에도 법정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희선 누드집 파동에서 가장 특징적인 사실은 톱스타 여배우가 ‘옷 벗고 사진을 찍었다’는 점이다. 여자가 누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결코 흔치 않은 일이다. 게다가 최고 인기를 누리는 톱스타가 올 누드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하지만 김희선은 누드 사진을 찍었다. 그것도 상업적 이용을 전제로 한 사진을. 이 것 만으로도 김희선의 누드 파동은 국내 대중 문화계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희선 누드 사진 촬영은 그 과정이 ‘강요였는지, 자의였는지’를 둘러싸고 대형 사고로 비화했다.
● 강요였나, 자의였나
7월 중순에 아프리카에서 누드 사진을 찍었던 김희선은 귀국 직후인 7월 30일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자신의 누드 사진 촬영이 강요에 의한 것이었고, 자신은 누드 촬영 사실을 사전에 모르고 출국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출판사인 김영사는 8월 11일 공개 질의서를 통해 김희선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희선은 8월 19일 기자회견과 동시에 형사 소송을 제기했고, 사진작가 조세현 또한 엿새 뒤 김희선을 맞고소했다.
쟁점은 ‘김희선이 누드 사진 촬영을 모르고 출국했는지’와 ‘강요에 의한 촬영이었는지’로 모아졌다.
많은 팬들은 이 과정을 지켜보며 ‘도대체 어떤 관행 때문에 톱스타가 강요로 옷을 벗을 수 있는지’ ‘강요가 아니었다면 누가 거짓말하는 것인지’ 혼란에 빠졌다.
● 1차 공방은 김희선의 승리?
1차 법정 공방에선 김희선이 승소했다.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달 22일 법원에서 ‘김희선이 누드 사진 촬영 사실을 미리 알고 아프리카로 떠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누드, 세미 누드 컷을 제외한 사진 만으로 화보집을 출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1차 공방에 불과했다.
조세현, 김영사 쪽은 ‘명예 회복을 위해 끝까지 법정 투쟁하겠다’며 각종 민렷環?소송을 취하하지 않아 모든 것이 마무리된 줄 알았던 사건을 장기 공방으로 끌고 갔다.
김희선 누드집 파동은 내년에도 10대 뉴스가 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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