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계 만연 금지약물 복용, 청소년층에 급속 확산
일부 스포츠 스타들의 금지약물 복용이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약물남용 문제를 다루는 내셔널 인스티튜트(NIDA)가 전국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계몽활동으로 줄어드는 기미를 보였던 청소년들의 금지약물 복용이 최근 몇년동안 급속히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10학년생 조사대상자들의 경우 96년(1.8%)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3.5%가 근육강화제의 일종인 애나볼릭 스테로이드 복용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8학년생들도 96년 1.8%에서 올해 3.0%로 증가했다. 다만 12학년생들의 경우 올해 2.5%로 96년(1.9%)에 비해서는 많이 늘었으나 98년(2.7%)과 99년(2.9%)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학년을 불문하고 청소년들의 스테로이드 복용실태가 가장 심각한 주는 루이지애나로 무려 10명당 1명 가까운 8.4%가 복용을 시인한 가운데 테네시(8.1%)·메인(7.9%)·뉴멕시코(7.2%)에서도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지적됐다. 캘리포니아는 탑10밖.
’마약과의 전쟁’이 선포되면서 펼쳐진 대대적인 계몽활동으로 90년대 초반 2∼3년동안 감소 내지 정체를 보인 청소년들의 금지약물 복용현상이 이처럼 다시 증가하고 있는 최대 요인에 대해 일치된 분석은 아직 없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롤 모델인 스포츠 스타들의 ‘반칙’이 무의식적인 따라배우기를 부채질하거나 문제의식을 가진 일부 학생들에게도 일종의 면죄부를 주는 것과 같은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데 이의를 다는 전문가도 없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앨런 레스너 NIDA 디렉터는 "왜 그렇게 됐는지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선수들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스테로이드를 복용한다는 얘기를 우리는 늘상 듣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스포츠계의 영향이 적지 않음을 지적했다.
백악관의 마약근절대책 부책임자 롭 하우스만은 한걸음 더 나아가 "마크 맥과이어의 앤드로복용사실이 알려져 (청소년들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98년 99년 메이저리그 홈런왕에 오른 맥과이어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근육강화제 앤드로스틴다이온을 복용하다 문제가 확산되자 지난해 "금지약물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스스로 복용을 중단한 바 있다.
한편 스포츠계는 금지약물 복용이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은 차치하고라도 결국 선수의 신체를 결정적으로 파괴한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규제강화 방안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그날그날의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현재의 풍토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약물의존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으리란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금지된 장난’도 스포츠계 등 모델집단의 정화 없이는 더욱 심화되리란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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