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장기계약을 안했을까.
LA 다저스의 박찬호(27)가 18일 팀과 연봉 990만달러에 전격적인 1년계약을 체결한 뒤 많은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왜 훨씬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장기계약대신 속전속결식의 1년계약을 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또 협상과정에서 최소한 장기계약에 대한 양측의 의사타진이라도 있었을법한데 짧은 협상기간을 감안할 때 그조차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의문을 더한다.
우선 장기계약의 장점을 알아보자. 지금 장기계약을 하면 박찬호로서는 1년짜리보다 훨씬 큰 계약을 얻을 수 있고 또 당분간 성적에 대한 부담이나 다음 계약에 대한 걱정없이 마음 편하게 야구만 하면 된다. 부상이나 성적부진으로 인한 몸값 하락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저스도 지금 박찬호를 장기계약으로 묶어놓으면 추후 특급 프리에이전트 투수들의 몸값이 다시 폭등해도 문제없고 박찬호를 프리에이전트로 다른 팀에 놓칠 가능성도 사전 예방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점도 생각해야 한다. 박찬호로서는 지난해만큼의 성적(18승10패, 방어율 3.27)만 올려도 올 시즌이 끝난후 프리에이전트로서 얻을 계약이 지금 기대할 수 있는 그 어떤 계약보다 훨씬 더 큰 ‘빅딜’이 될 것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부상이나 성적부진등의 위험요소가 항상 존재하지만 프리에이전트로서 많은 팀들의 베팅을 유도해낼 경우 현재 선수몸값의 무서운 상승추세를 감안할 때 충분히 모험을 걸어볼 위험이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또 지금 장기계약을 추진하다가 잘 되지 않거나 협상기간이 길어질 경우 올 시즌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저스로서도 이미 팀 페이롤이 1억달러를 넘어선 가운에 또 다시 메가톤급 계약을 내주기 어려운 입장이다. 이미 케빈 브라운, 션 그린등에게 도가 넘는 큰 계약을 줬다는 이유로 타팀들의 집중성토대상이 됐던 다저스는 얼마전 대런 드라이포트와 5년간 5,500만달러에 계약한 이후 메이저리그로부터 아직 프리에이전트도 아닌 박찬호에게 또 다른 빅딜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었다. 이미 엄청난 페이롤 부담을 안고 있는 다저스로서 리그의 의사를 무시하면서까지 페이롤을 더 늘리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올해만 지나면 드반 화이트와 카를로스 페레스등 ‘돈만 축내던’ 선수들의 계약기간이 만료돼 페이롤에 다소 숨통이 트인다는 사실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보다도 다저스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스캇 보라스(박찬호 에이전트)가 이 사실을 모를리 없다. 아예 처음부터 장기계약에 대해서는 운도 떼지않고 전광석화같은 협상으로 1년계약을 마무리지었다. 프리에이전트가 아닌 투수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계약을 얻어냈고 특히 팀의 상징적인 마지노선인 1,000만달러를 넘지 않으면서도 각종 수상보너스를 통해 이를 넘어설 여지를 남긴것도 눈여겨볼 대목. 보라스는 컨퍼런스콜로 진행된 계약발표 기자회견에서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했다. "다저스가 특별한(Special) 선수를 대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를 붙잡아두기위해선 특별한 대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확신하다" 다저스는 보라스의 말이 무슨 뜻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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