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남자 전성시대는 오는가?"
한동안 보이지 않던 여장남자가 또 다시 방송가에 등장했다. 방송 3사 오락프로그램에서 산발적이지만, 분명 뚜렷한 경향을 형성하며 고정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과거 개그맨들의 단골 웃음 소재이자 개인기로만 치부되던 여장남자. 무엇이 그들을 다시 부르고 있을까? 그 실태와 이유를 살펴본다.
⊙ 내가 여자로 보이니?
현재 방송 3사 오락프로그램에서 여장남자로 고정 등장하고 있는 연예인은 약 5명 정도. 그 중 가장 오랫동안 여장남자를 연기해온 이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황승환이다. 2년 전 코너와 코너를 잇는 브리지 개그로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왔다.
목도리 도마뱀 개그로 주목받았던 그는 현재 가장 여자다운(?) 개그맨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성의 목소리와 몸짓 연기에 일가를 이룬 셈이다. 이런 황승환의 독야청청에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 MBC TV <코미디 하우스>의 ‘깻잎 소녀’들이다.
홍기훈, 이윤석, 고명환, 문천식 등이 릴레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여장남자 사총사는 황승환의 연기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전혀 여자답지 않으며 그러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는다. 전통적인 여장남자 개그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할까.
개그맨 신동엽과 이휘재도 여장남자 리스트에선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들. 이들의 특기는 돌발 등장이다. 방송 복귀 후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신동엽은 얼마 전 SBS TV <두남자쇼>에서 아라비아 여인으로 깜짝 등장,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 재수없다 vs 재미있다
여장남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성별로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남성들의 "재수없다"와 여성들의 "재미있다".
우선 남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다수의 남성 시청자들은 개그맨들의 여장남자 연기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남자가 저런 짓을~"이라며 눈살을 찌푸린다.
반면 여성들은 여장남자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다. 현장에서 뛰고 있는 한 여성작가의 이야기. "남자들이 여장했다는 사실 자체도 웃기지만, 무엇보다 남자들이 표현하는 여자의 모습입니다. 그 과장된 모습 속에 여자의 본능과 치부가 다 들어있어요. 정곡을 찌른달까요."
⊙ 여장남자는 코미디다
지난 해 미국 CBS TV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한 코믹영화가 바로 여장남자가 등장하는 <뜨거운 것이 좋아>(59년작)였다. 2위였던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투씨> 역시 여장남자를 모티브로 삼았던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여성이 남성으로 변장하는 것은 성 차별에 대한 고발이지만, 남성이 여성으로 변장하는 것은 코미디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안방극장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말이 아닐까.
사진설명(위): ‘가장 여자다운 남자’. 개그맨 황승환은 여장남자 연기로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황승환이 여장한 모습.
사진설명(아래): 깻잎소녀들이 여자답지 않은 여자연기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고명환 조혜련 문천식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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