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년간 연출자 13명에 촬영지도 수차례 이사
국내 방송사상 최장수 드라마인 MBC「전원일기」(매주 일요일 오전 11시)가 오는 3월 4일로 1천회를 맞는다.
지난 80년 10월 21일 ‘박수칠 때 떠나라’로 첫 발걸음을 뗀 이 드라마는 방송개시 21년만에 1천회 방송의 ‘위업’을 달성하게 됐다.
그동안 이 드라마를 거쳐간 연출자만도 이연헌 아리랑TV 방송본부장으로부터 지금의 권이상 PD까지 13명에 이른다. 극본도 원로 차범석씨를 거쳐 김정수씨, 박예랑씨 등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집필했다. 현재는 드라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하는 연출진의 의도에 따라 최근「베스트극장」을 통해 등용된 신진작가인 김인강씨와 황은경씨가 쓰고있다.
스태프진은 이처럼 여러차례 바뀌었지만 드라마의 중심축을 이루는 연기자들은 예전 그대로다. 분장하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는 `양촌리 김회장’ 최불암씨를 비롯 김혜자, 김수미, 김용건, 고두심, 유인촌, 박은수, 정애란씨등은 20여년동안 이 드라마를 지키며 시청자의 친근한 `이웃’으로 자리잡았다.
이 드라마는 요즘도 17~18%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치열한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시청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드라마들이 양산되는 현실에서 특별히 눈길을 끌만한 요소가 없는 이 드라마가 이렇듯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이 드라마가 산업화와 함께 점차 그 자취를 잃어가는 소박하고 정겨운 농촌의 모습을 되살려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개성있는 인물설정과 적절한 캐스팅, 베테랑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연기조화도 드라마 장수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원일기’에 항상 개인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때 ‘실제 농촌의현실과 동떨어진 모습만을 그리고 있다’거나 ‘가부장제를 옹호한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진 적도 있다.
제작진은 농촌 가족드라마를 지향해 생겨나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추곡수매문제, 소값폭락문제 등 농촌의 주요 현안을 드라마 소재로 끌어 들이는 한편 농업전문가를 등장시켜 새로운 영농에 도전하는 농촌의 모습을 제시하는 노력을 보여줬다.
방송 1천회를 맞는 요즘 제작진의 고충은 소재가 거의 다 떨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웬만한 농촌문제는 다루지 않은 게 없다시피하기 때문.
또 적합한 촬영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어려움중 하나다. 드라마 초기에는 경기도양주군 일영면 삼아리에서 주로 찍다가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 충북 청원군 문의면 두모리 등을 거쳐 현재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와 진중리에서 촬영하고 있다. 갈수록 농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사라져가고 있어 멀지않아 충청도이남 지역으로 내려가 촬영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게 제작진의 고민이다.
지난 92년「전원일기」를 떠났다가 지난 해 다시 복귀한 권이상PD는 "이 드라마를 지켜봐주는 시청자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여러가지 어려움이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더욱 노력해 지난 20년간처럼 농촌의 일상을 진솔하게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오는 3월 4일 방송될 1천회 ‘양촌리 김회장댁’은 김회장댁의 세 아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고향을 떠나려다가 김회장이 보이는 땅에 대한 애착 때문에 다시 눌러앉아 살게된다는 내용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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