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쳐있는 배우모습 그대로 TV에-소유진같은 신인발굴에 힘써야
드라마가 많은 것인가, 배우가 없는 것인가. 배우들의 드라마 겹치기 출연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조연급과 단역들이 여기저기 얼굴을 내미는 것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주연들마저 버젓이 두세집 살림을 하기 시작했다.
드라마가 갑자기 늘어난 것일까. 이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이구동성으로 "배우가 없다"고 한다. 연기자 협회 회원수가 어림잡아 3,000명이라는데 ‘배우’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TV에서는 매번 다른 사람인 척하는 같은 얼굴을 흔히 볼 수가 있다. 왜 그럴까.
◈ 장편 하나에, 단편 하나 하는게 딱 맞죠.
조연급이나 주연급 중에서도 좀 떨어지는 탤런트의 매니저들은 거의 비슷한 생각을 한다. 주말극이나 일일극 한편을 하면서 동시에 미니 시리즈 한편 하는 것이 가장 모양새가 좋다는 것.
대부분 배우들도 생각이 비슷해, 촬영분이 많지 않다면 남는 시간에 또다른 작품을 할 수 있다고 여긴다.
MBC TV ‘엄마야 누나야’와 KBS 2TV ‘귀여운 여인’의 박선영, SBS TV ‘여인천하’와 MBC TV ‘아줌마’의 박주미, SBS TV ‘@골뱅이’와 ‘메디컬 센터’의 김효진 등은 스케줄을 조절해가며 두작품씩 하고 있다.
◈ 우리도 어쩔수가 없어요.
이와는 달리 거절하다하다 안돼 어쩔 수 없이 두세편씩 뛰는 주연들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KBS 2TV ‘태양은 가득히’ MBC TV ‘온달 왕자들’의 김지수, SBS TV ‘자꾸만 보고싶네’ MBC TV ‘엄마야 누나야’의 배두나이다.
둘 다 스케줄을 조정하려고 해도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처지였다. 그럼에도 연출자가 찾아오고 작가가 전화를 해 "너 아니면 안된다. 스케줄은 무조건 편의를 봐주겠다"고 호소하는 까닭에 어쩔 수가 없었다.
◈ 피곤한 배우, 헷갈리는 시청자.
이유야 어떻든 겹치기 출연의 부작용은 명확하다.
아무리 스케줄을 조정한다 해도 배우들은 피곤하다. 그리고 배우의 피로감은 TV 화면에 그대로 드러난다. 배우가 지쳐 있으니까 어느 작품에서건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가 연기하는 인물들 사이에 별 차이점을 느낄 수 없다.
캐릭터를 혼동하는 것도 다반사. 배우 스스로 그런 경험을 농담조로 이야기하는 풍토다. "한번에 한 작품만 한다"는 생각을 고집하는 배우들리 근사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몰입할 자세가 돼 있지만 배우들이 안 도와준다.
◈ 연출진이 안일한 태도를 버려야.
늘 결론은 같아. 신인을 키워야 하고, 기존의 배우에게서 또다른 매력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PD들은 스타에 의존하고, 남이 키워 놓은 후 뒷북 치듯 데려다 쓴다.
대표적인 예로 요즘 부상하고 있는 소유진을 들 수 있다. 소유진은 1년여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그저 그런 신인이었다. SBS TV ‘루키’에도 연출자가 거의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촬영 전날 캐스팅했다. 하지만 그는 숨겨진 진주였고, 곧바로 MBC TV ‘맛있는 청혼’에 주연으로 발탁됐다. 이제 소유진도 PD들에게는 쉽게 잡지 못할 스타가 된 것이다. "배우가 없다"는 말은 말이 안된다.
/윤고은 기자 pretty@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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