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와 록히드 마틴, 보잉사가 외국 정부를 상대로, 미군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개발 프로그램인 차세대 전투기 마케팅에 여념이 없다. 최신 군사 기술을 사용하여 제작될 이 비행기 ‘합동타격전투기’를 놓고 국방부는 요즘 후원금 액수에 따라 급이 매겨지는 극단 후원자들처럼 우방 몇나라를 대상으로 20억달러를 내는 1급부터 2억5000만달러를 내는 3급까지 파트너십의 단계를 정해놓고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대신 우방국들은 자국 군장교를 핵심 테크놀로지 개발팀에 합류시키거나 제조사(록히드 마틴 또는 보잉)에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미 국방부가 이런 주요 무기를 개발하면서 비밀 기술이 샐지도 모르고 미국이 제작하게 될 상품에 영향을 미치도록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군대도 평화시에 거액이 드는 무기개발비는 스스로 창조적으로 마련해야만 한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걸프전 이후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 협력개념이 얼마나 심화되었는가가 잘 드러나고 있다.
이 계획은 현재 부시 행정부가 군비지출의 우선순위를 재평가하고 있는데다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 당장은 존속이 문제지만 뜻밖에도 외국의 참여가 많아 의회나 행정부가 삭감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한편 국방부는 명단에 있는 우방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사가 1년전 버지니아주 크리스탄 스프링스 사무실에 60만달러를 들여서 박물관과 새차 전시장을 혼합한 것 같은 ‘전투기시범센터’를 세운데 이어 보잉은 거의 비슷한 돈을 들여 겉에 멋진 그림을 그리고 안에는 회의실과 비행 시뮬레이터를 넣은 트랙터 트레일러를 건조, 올 여름 파리와 벨기에의 NATO 본부에 정차하며 유럽 일대를 돌 예정이다.
그렇다고 이 두 회사가 비행기 제작에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원래 이 비행기는 3군이 모두 사용할 다목적용으로 3000대에 2000억달러가 들, 미군 역사상 가장 비싼 병기다. 2007년에 배치될 예정인 이 비행기는 항공모함에 착륙할 수도 있고 그 위를 선회할 수도 있어 21세기를 지배할 전투기로 꼽히고 있다.
이 개발 계획에 맨 처음 가세한 것은 영국으로 지난 1월, 20억달러를 투자, 개발비 250억달러중 8%를 책임지기로 했다. 1급 파트너로 초청된 유일한 나라인 영국은 올 가을 제조사를 고를때도 발언권을 가질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또 125명으로 구성된 펜타곤 개발팀에 10명을 파견한다.2급 파트너로는 이탈리아, 터키, 네델란드가 각각 12억달러씩을 내고 참여, 자국 스탭을 3~5명씩 파견하며 캐나다와 덴마크, 노르웨이가 각각 2억5000만 내지 5억달러를 내고 1명을 파견할 3급 파트너가 될 것을 고려중이다. 이밖에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및 두어나라가 더 적은 돈을 내고 특정 정보에 대한 접근 및 추후 비행기 구입편의를 보장하는 초대를 받았다.
사실 대부분의 파트너 후보들은 초기단계에서부터 공헌, 영국은 2억달러, 다른 5개국은 각각 1000만달러씩을 지불한 바 있다.
참가국들은 나중에 비행기를 구입할 때도 복잡한 무기수출 과정 및 추가부담을 하지 않아도 되며 미국은 참가국들의 최신 기술을 입수하는데다가 외국에서 비행기를 많이 구입할수록 미군이 부담할 비행기 값이 내려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인데 무엇보다도 동맹국들이 모두 같은 비행기를 사용할 경우 합동 군사작전을 수행하기가 훨씬 용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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