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뉴스 앵커 빅토리아 싱클레어(34)의 어조는 진지하고도 간결하다. 최신 뉴스를 읽는 그녀의 뒤로 카메라가 움직인다.
"부시 대통령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고도 없이 치마가 툭 땅으로 떨어진다.
"학원 폭력이 위험 수준을 넘고 있습니다"
손으로는 재킷의 지퍼를 내리는 그녀의 얼굴은 자기 손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표정이다.
월터 크롱카이트처럼 심각하게 방송을 계속하는 동안 그녀의 손이 머리로 올라가 꽂혀있던 핀을 뽑자 머리카락이 풀어져내리고 보르네오 사태, 파라과이 대통령등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는 동안 브래지어의 한쪽 끝이 흘러내리고 곧 다른 쪽 끈도 내려온다. 이어 "우주정거장 발사"에 관해 말할 때쯤에 그녀는 천천히 팬티를 내리고 완전히 알몸이 되며 "시청자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한다.
요즘 인터넷에서 하나의 현상으로 떠올라 바이러스처럼 전세계에 번지고 있는 것이 이 알몸뉴스(NakedNews.com)’다. ‘알몸으로’ 세계의 주요 뉴스 및 주식시세, 내일 날씨등을 전달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일기를 담당하는 다이앤 포스터(31)는 스타킹과 귀마개 차림으로 기상지도 앞에 서고 스포츠기자 할리 웨스턴(30)도 마이크만 두른채 게임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이 뉴스를 처음 볼 때는 누구나 어리둥절한 기분이다. 소리는 언제나 듣던 뉴스 그대로인데 그 소리와 눈에 보이는 그림이 일치하지를 않기 때문이다. 이 회사 대변인 캐시 핑커트도 "여자 알몸 보는 버릇도 없는 터라 처음에는 좀 불편했지만 직장일이니까 봤지요"라고 말한다. "그러다가 차츰 눈앞에 보이는데도 알몸을 보는 것보다는 들리는 소리에 더 집중하게 되더군요. 뉴스로는 훌륭해요"라고 말한다.
1년전에 시작된 이 뉴스는 처음에 월 6000명정도이던 시청자가 요즘은 570만명으로 늘었으며 그중에는 여자도 많다. "원래는 젊은 성인남자를 주고객으로 만들었지요. 그들이 친구들에게 e 메일이나 구두로 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18~99세까지, 각계각층의 남녀노소가 다 보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무료로, 보는 이에게 e 메일 주소를 남길 것만 요구한다. 아니면 한달에 9달러95센트를 내고 회원이 돼서 광고 없이 화면을 온통 이미지로만 채워 볼 수도 있다. 이 회사의 수익원은 광고와 회비다.
핑커트에 따르면 여자들의 요청으로 최근 알몸으로 뉴스를 읽을 남성 아나운서 오디션이 열렸다는데 토론토대학의 철학교수이자 문화비평가인 마크 킹웰은 "알몸뉴스는 뉴스를 보면서 댄 래더나 피터 제닝스가 옷을 벗은 모습을 상상하는 보통사람들의 충동을 실현시킨 것으로 오직 인터넷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알몸 뉴스는 1998년에 친구지간인 캐나다인 웹 디벨로퍼 퍼낸도 페레이라와 웹 아티스트 커비 스테이시나가 어느날 밤 뉴스를 보다가 생각해냈다. 이들은 프로듀서 엘리옷 슐먼에게 전화해 데모테입을 만들기로 했는데 슐만은 멀리 찾을 것 없이 자기 애인인 빅토리아 싱클레어에게 앵커를 맡겼다. 10년동안 마케팅 일을 하면서 자기에게 꼭맞는 일자리를 찾던 자칭 누드예찬자 싱클레어는 1999년 5월 오디션도 무사히 통과했다.
싱클레어를 비롯, 아무도 언론계 경력자는 없으며 웨스턴은 현재 임신 6개월이다. 슐먼에 따르면 여성 시청자들은 뉴스전달자들이 자연스런 몸매의 자연스런 여성들이라 좋아한다고 말한다. "할리웃 기준에 상관하지 않는 건강한 체격을 장려하니까요. 모두 30대라 모델할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멋있죠"
시청자들도 공감한다. "덕분에 내 인생이 전에 없이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해 졌습니다""아내까지도 이 뉴스를 좋아한답니다" "아침에는 커피 한잔과 알몸뉴스가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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