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통, 의욕상실, 부부싸움...
▶ 은퇴대비 401(K) 적립한 한인들 바닥세 판단, 남은돈 넣었던 투자가 손익 스테이트먼트 보기도 겁내
타운 직장인 고모씨(35)는 가장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통하는 은퇴연금 401K플랜에 2년 전 가입했다. 별도로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있던 그는 옆자리 동료가 주식 투자로 돈을 잃을 때는 남의 일로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401K에 적립되어 있던 6,000여달러가 눈에 띄게 몇 백달러씩 줄어드는 것을 알게 되면서 최근의 주가폭락이 바로 나의 일임을 알게 됐다.
컴퓨터로 401K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던 그는 더이상 손해보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펀드 투자를 최소화하고 채권, 머니마켓으로 돈을 옮겨놓았지만 고씨처럼 나와는 최근의 주식시장 상황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다 앉아서 손해를 입는 401K 가입한인이 한 둘이 아니다.
그래도 고씨는 나은 편이다. 타운의 이모씨(39)는 투자기회를 노리다가 3주전 나스닥이 바닥이라고 판단하고 주당 75달러였던 하이텍 주에 1만달러를 주저없이 던졌다. 그러나 나스닥의 2,000선이 붕괴되고 주가가 30달러선으로 떨어져 한달 만에 6,000달러이상을 잃었다.
작년에 산 주식을 처분못한 한인들은 거의 자포자기 상태다. 주가 반등을 기다리다 오히려 더 폭락하자 강모씨는 주식에 관계되는 것은 아무 것도 보기 싫다며 증권사에서 매달 보내오는 스테이트먼트도 아예 읽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리고 만다.
한때 주식 투자로 재미를 봤던 밸리의 50대 김모씨는 요즘은 주식 때문에 부부싸움이 잦다고 푸념이다. 주식으로 재미를 볼 때는 조용하던 부인이 요즘은 ‘당신 때문에 돈 다 날렸다’는 바가지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즈니스도 어렵고, 주식도 엉망이고 정말 힘들다"는 것이 그의 하소연이다.
한인 증권 브로커들도 고달프기는 마찬가지다. 요즘 같으면 당장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주식투자로 돈을 날린 한인중에는 별다른 이유없이 브로커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도 있다. ‘당신 때문에 전 재산 날렸다’, ‘그때 팔지 왜 팔지 않고 있었느냐’는 등의 말로 브로커들을 괴롭인다.
증권 브로커 김모씨는 "증시 자체가 엉망이라서 아무리 뛰어난 브로커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인데도 화내고 원망하는 이들이 많다" 며 "냉정하고 인내를 가지자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한다.
뉴욕증시가 폭락하면서 401K 플랜에 가입해 있는 4,400만명의 미국인들은 증시가 최고에 달했을 때인 1년 전과 비교해서 현재 투자액의 41%가량의 날려 버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나이든 직장인들은 거의 일생을 통해 적립해온 은퇴연금중 상당액을 잃고 절망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일수록 401K가입자들은 포트폴리오가 주식, 채권, 머니마켓에 적절하게 분산 투자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주식은 기술주에만 집중 투자되었는지 아니면 우량주, 소형주, 인터내셔널 펀드등에 적절하게 투자됐는지 점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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