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새로 문 연 인천 공항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세계의 공항들은 좁은 비행기에 앉아 있느라 지친 여행객들을 위한 마사지 서비스에 이어 아예 풀 서비스 스파를 터미널에 설치하느라 야단들이다.

뱅쿠버 인터내셔널 에어포트는 "세계 최초의 공항 스파"를 자랑한다. 지난 12월부터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내린 사람들은 보딩 게이트 근처에 자리잡은 2개의 ‘앱솔륫 스파’에 가서 의자 마사지(15분에 10달러), 매니큐어(13달러), 요즘 유행하는 열석요법(13달러)를 받을 수 있다. 아니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새로 지은 페어몬트 뱅쿠버 에어포트 호텔로 올라가 또 다
른 앱솔륫 스파에서 최첨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두 사람이 들어가는 커플스 룸도 있는 이 호텔 스파의 이용료는 여행객 1인당 10달러 정도다.

역시 새로 생긴 힐튼 보스턴 로건 에어포트도 잠시 공항에 머무는 여행객들에게 수영장, 월풀, 사우나와 스팀룸이 있는 스파/헬스클럽을 9달러에 사용하게 해준다. 마사지는 30분에 40달러부터 있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즈와 고급미용제품제조사 몰튼 브라운이 손잡고 여는 첫 번째 몰튼 브라운 트래블 스파는 4월에 런던의 히드로 공항, 7월에는 뉴욕의 JFK 공항에 들어선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여행객을 겨냥한 서비스로는 혈액순환을 증진시키는 마사지,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증기실 요법등이 있다. "다리에 왝스를 하러 가는 스파와는 다른 곳입니다. 특별히 비행중에 생기는 문제들을 치료하려는 특수 요법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고 대변인인 켈리 마크스는 강조한다.

그러나 이곳은 2등석을 타고 다니는 대중들을 위한 곳이 아니다. 오로지 브리티시 에어웨이즈의 퍼스트 클래스와 클럽 월드, 골드 이그제큐티브 카드 여객만을 위한 무료 서비스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즈의 경쟁사인 버진 아틀랜틱의 경우 이미 런던의 히드로와 개트윅 공항에 스파를 가지고 있다. 역시 어퍼 클래스 손님들만을 상대로 무료 하이드로테라피와 얼굴 및 몸 마사지를 제공하는데 어퍼클래스 손님들은 비행기 안에서도 마사지와 매니큐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공항 서비스 고급화는 일반 호텔및 유원지의 고급화 추세에 발맞춘 자연스런 일이라고 ‘스파’ 잡지 편집장 매리앤 해머스는 말한다. "공항 터미널에 있는 사람들이 스트레스 받고 피곤한 사람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앱솔륫 스파 그룹 사장인 웬디 코치아는 공항들이 이제야 스파의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공항을 이용하는 고객들중에는 좁은 기내에서 컴퓨터를 켜고 움츠리고 일하느라 어깨와 목이 뻣뻣한 대기업 근무자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한편 요즘 공항에는 피곤한 여행객들이 지나가다가 이용할 수 있는 사업을 벌이는 이들도 많다. 편안한 라운지 의자에 앉아서 산소를 들이마시게 하는 ‘옥시전 스파’들도 번창하고 있다. 칼가리 공항에 가면 산소와 마사지, 페디큐어, 페이셜을 해주는 ‘오라옥시젠’이 1년전부터 성업하고 있다. 곧 디트로이트의 새 중앙 터미널과 암스테르담의 쉬폴공항에도 진출할 예정인데 피로를 풀면서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비행중 덜 마셨던 산소를 보충하는데 드는 비용은 분당 1달러다.

공항에서 잠시 쉬는 시간에 이런 시설을 이용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단골이 된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10분에 13달러50센트를 받고 마사지를 해주는 ‘백럽 헙’을 운영하는 디온 바톨리니는 "한번 온 사람들은 꼭 다시 온다. 여기 오려고 일부러 시카고를 경유한다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