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철저한 자기 희생을 동반한 사랑과 정열에 대한 집념과 어둡고 추하고 지옥 같은 사랑테스트 끝의 재생과 성장을 그린 강렬한 드라마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고통스럽고 굉장히 마음을 어지럽게 만드는 영화인데 처음 발견한 사랑에 대한 환상을 극단적이자 절대적으로 지키려는 10대의 처절한 몸부림이 가공스러울 지경이다.
프랑스 파리의 근교에서 있었던 실화에서 작품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황량하고 가차없는 주제를 매우 사려 깊게 다뤘다.
파리 교외 부르좌 가정의 15세난 소녀 델핀(모드 포르제)은 작고 수줍은 아이로 과보호 부모 밑에서 외롭고 공허하다(큰 눈의 포르제가 어찌나 키가 작고 작은 얼굴을 했는지 이제 막 코흘리개를 면한 것 같다). 델핀은 등교 첫날 목격한 큰 키에 긴 애프로 헤어스타일 그리고 구겨진 티셔츠를 입은 올리비아(루 돠용)에게 대뜸 마음이 이끌리고 델핀이 올리비아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둘은 급격히 친해진다.
홀어머니와 살면서 세상 경험이 풍부한 올리비아에 의해 순진한 델핀은 좀도둑질과 밤의 클럽세계 그리고 남자를 알게 되나 영화는 제목과 달리 결코 올리비아를 ‘나쁜 친구’로 묘사하지 않고 있다. 델핀은 올리비아와 올리비아의 애인 알랑(막심 망시옹)을 통해 짧은 머리에 볼이 움푹 들어간 결손가정의 소년 로랑(로빈손 스테브낭)을 소개받으면서 단숨에 그를 사랑하게 된다. 첫 키스는 첫 섹스로 이어지고(나체 섹스신이 민감하니 표현된다.)
델핀은 올리비아와 로랑을 만나면서 우정과 애정을 동시에 발견하는데 비로소 친구 속에 그리고 애인 속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케 된 델핀은 이 두 사람과 함께 있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려 든다. 델핀의 결의는 단호하다.
한편 로랑은 알랑과 함께 음울한 동네와 삶을 탈출, 자마이카로 갈 계획을 세우고 여비 마련을 위해 델핀과 올리비아에게 학교 소년들 1인당 50프랑씩 받고 공원 화장실에서 오랄 섹스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다. 올리비아는 이에 강력히 반대하나 ‘사랑은 무엇이든지 가능케 한다’고 믿는 델핀은 이를 수락한다.
사랑하기 위해 믿음과 사랑의 배신까지도 받아들이는 델핀의 고통과 성장경험이 전율스럽다. 특히 작은 델핀이 무표정으로 변기에 앉아 아이들을 맞는 장면은 섬뜩하고 몸서리마저 처지는데 델핀의 그 집요한 애정과 천치 같은 희생 때문에 사랑의 유린자 로랑이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고 오물을 보듯 구역질이 난다.
10대의 사랑, 우정, 믿음, 정열 그리고 방황과 불안에 대한 음울한 탐구로 시간이 흐를수록 강렬함이 서서히 밀려드는데 아이들의 연기가 아주 좋다.
특히 이 영화로 데뷔한 모드 포르제의 천진난만하면서도 강인한 연기가 놀라울 지경이다. 시고니 위버의 맹렬함을 지닌 얼굴의 포르제가 순진한 아기 같은 모습에서 사랑과 그것의 희열을 깨달으며 서서히 변화, 마침내 단호하게 자기를 희생하는 과정을 눈부시게 해낸다.
희생과 고통 끝에 환히 빛나는 델핀의 모습이 마치 고행 뒤의 수도자의 모습 같다. 매우 가혹한 영화인데 델핀을 사랑하는 소년 쥐스탕(시릴 카냐)이 추위 속의 따스함 같다.
성인용. 12일까지 뉴아트(11272 산타모니카, 310-478-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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