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부와 과학자, 어획고 제한 놓고 줄다리기
캘리포니아에서는 요즘 오징어 전쟁이 한창이다.
그런데 이 전쟁이 흥미로운 것은 만선의 꿈을 이루려는 경쟁어부들 사이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부와 생물학자들 사이에 일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현재 화성탐사를 하는 첨단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무척추 생물 오징어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캘리포니아주의 대표적인 오징어잡이 어장은 채널 아일랜드와 몬트레이 만 근해.
하지만 오징어의 평균수명이 몇 년인지, 얼마나 빨리 번식하는지, 그리고 과연 오징어의 숫자는 지구상에 얼마나 되는지 등의 가장 기본적인 의문들도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오징어의 이같은 수수께끼는 주정부 및 연방당국이 어획고 제한을 고려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어부들은 오징어의 수명이나 번식주기등 생태에 대해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어획고를 제한하거나 조업구역을 정하는 것자체가 의미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국에서는 법규를 제정하려고 하는데 관련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그 법을 만들 수 있겠는가"
라구나 니겔에 사는 오징어 어부 단 브록먼은 지적한다.
오징어 어획제한에 반대하는 어부들은 주의회가 법규제정의 근거로 삼고 있는 데이터가 과학적 신빙성이 결여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징어 잡이가 붐을 이루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부터.
오징어가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로 각광을 받고 또, 수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인기를 끈 것이다.
오징어는 현재 캘리포니아 어업 가운데 최고의 어획고를 기록하고 있는 어종이다.
지난 해 오징어 어획고는 12만5,000톤으로 10년 전인 1990년의 3만3,000톤에 비해 거의 네 배가 늘었다.
오징어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어선숫자도 함께 폭증했다.
주상원의원 바이런 시어(민주. 스탠포드)는 이같은 추세로 가면 오징어 숫자가 영원히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1997년 주의회는 마침내 오징어잡이 어선에게 2,500달러의 어업라이선스 비용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시어 의원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어업 라이선스 발급으로 지난 3년 동안 모은 200만달러는 주 어로수렵국 연구비용으로 충당됐다.
그러나 지난 1998년 발생한 엘니뇨현상으로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오징어 숫자는 급격하게 감소햇다. 오징어 숫자는 연구를 위임받은 생물학자들의 자료수집을 불가능하게 할만큼 크게 줄었다.
어부들과 생물학자들은 현상황의 대처방법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어부들은 오징어 숫자의 감소가 대규모 조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이 입증될 때까지 조업을 현상대로 허락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반면 생물학자들은 오징어의 숫자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때까지 이획고를 제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베테랑 어부 닐 구글리엘모는 자신과 같이 오랫동안 오징어잡이를 해 온 사람들에게만 조업허가를 내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오징어잡이 어선이 너무 많아 가격이 매우 낮게 형성되고 있다. 조업어선의 숫자를 규제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