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 세계최대 자동차회사 등극 시간 문제.. 덩치큰 GM 시장 추세에 재빨리 대응 못해
1930년 이래 계속 제너럴 모터스(GM)에 뒤져 만년 2위 자리를 고수해온 포드 자동차가 곧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 타이틀을 되찾을 날이 머지 않았다. 올해의 첫 사분기에 포드의 총수입은 GM과 고작 2분의 1일 차이로 바짝 줄어들었으며 GM이 생산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동차부문 수입은 포드가 GM을 능가해 자동차업계에는 2~3년 사이에 포드가 GM을 총수입에서나 자동차 수입에서나 앞설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GM이 ‘올즈모빌’을 없애고 자회사인 ‘휴즈전자’도 팔아치우려 하는데다 포드는 ‘랜드 로버’를 새로 사들여 추가 판매 수익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그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것 같은데 GM이 이렇게 밀리게 된 원인은 뿌리가 깊다.
GM은 알프레드 슬로언 주니어가 1930년에 6개의 서로 다른 자동차 생산 라인을 하나의 기업으로 묶고 해마다 모델을 변형시킨다는 개념을 도입한 다음 해부터 포드를 앞서기 시작, 20세기 내내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로 군림했으나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능력을 갖지 못했던 것이다. 우선 1970년대말부터 1980년초에 커진 소형차 시장, 1980년대말의 유선형 중형차 시장, 1990년대의 픽업트럭 기반 SUV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을 하지 못했으며 요즘에 유행하는 승용차 기반 SUV에서는 디자인에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 사람들 대부분이 포드의 GM 능가는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GM 간부들은 GM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 22년간 계속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반등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풀사이즈 픽업 트럭과 픽업 기반 SUV, ‘새턴’과 ‘뷰익’ ‘폰티액’ 승용차 기반 SUV가 올해와 내년에 시장에 나오면 사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도 포드가 그렇게 바짝 추격하고 있는지는 몰랐다지만 바로 최근 포드와의 맞대결에서도 GM은 한방을 먹었다.
종래의 SUV보다 승차감도 좋고 연료효율도 좋으며 충돌시 차체 훼손 및 공해물질 방출이 적은 승용차 기반 SUV 시장에서 바로 작년 여름이 끝날 무렵 맞닥뜨린 두 회사 제품 폰티액 ‘아즈텍’과 포드 ‘이스케이프’의 한판 승부가 그것. ‘아즈텍’이 여러 자동차 평론가들로부터 지난 몇 년간 나온 차들중 가장 못 생긴 차라는 평을 얻고 하도 팔리지를 않아 GM이 자사 엔지니어 수백명을 시켜 디트로이트 시내에서만이라도 몰고 다니도록 한 반면 ‘이스케이프’는 베스트셀러로 ‘아즈텍’이 2394대 팔릴 때 1만4025대를 팔았다.
GM은 1935년부터 생산된 ‘세브롤레’ ‘서버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의 풀사이즈 픽업기반 SUV 붐을 놓쳤지만 포드는 1996년에 내놓은 ‘익스피디션’의 히트로 전대 미문의 이윤을 남겼다.
포드는 또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중 하나인 ‘토러스’로 1986년부터 중형차의 유선형 디자인을 주도했으며 1970년대와 80년대에도 내내 디자인에 주의를 기울였지만 GM은 안전이나 배기, 연료효율 같은데만 신경쓰느라 외관이 비슷한 차를 너무 많이 제조해냈다.
GM의 몰락은 그저 자동차 업계의 거물이 사라져 간다기보다는 한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국가기관의 말로에 비유된다. 1930년대에 미국의 항공기 제조 및 항공사는 물론 큰 은행의 지분 대부분을 사들였던 GM의 사장중 한명인 찰스 윌슨은 1953년에 “GM에게 유익한 것은 이 나라에도 유익한 것”이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다.
그러나 1978년에 48%였던 GM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28%로 떨어지는 동안 포드는 계속 23%를 견지해왔다. 포드가 지난 10년동안 번 돈으로 ‘재규어’ ‘애스턴 마틴’ ‘볼보’와 ‘랜드 로버’를 사들여 총수입을 늘인 반면 GM은 ‘피아트’와 ‘수바루’를 만드는 ‘후지중장비’의 군소 지분을 사들였다.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업계 사람들은 GM의 실패는 간부들에게 실패해도 벌을 주지 않고 이 자리, 저 자리로 이동시키는 GM의 기업 문화 탓도 크다고 지적한다. 대조적으로 포드는 오래 전부터 성공적이지 못한 매니저는 밀어내 버리는 인정사정없는 기업 풍토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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