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 용사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북가주 앤더슨에서 5일 조용하지만 특별하게 진행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230마일 떨어진 레딩인근 앤더슨에 있는 해외참전 재향군인회관에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한국전에 참전했던 용사들을 위한 기념식이 거행됐다.
미 국방성이 기획한 이날 행사에는 넬스 러닝 한국전 50주년 기념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양성철 주미대사와 유태현 총영사도 참석해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 국방성은 한국전 당시 형제가 동시에 사망할 수도 있는 비행기나 전투함 또는 같은 부대배치를 금하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두아들을 같은 비행기에 태워달라고 요청한 넬리 그리어 여사(99세)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또한 조종사와 통신병으로 B-29기를 같이타고 31회 출격을 했던 그리어 여사의 두아들인 도널드와 허브 그리어씨를 비롯해 앤더슨에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도 감사장이 전달됐다.
양성철 주미대사도 그리어 형제를 비롯한 앤더슨 거주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한국전 참전 메달을 수여했다. 특히 그리어 형제에게는 한국전에 참전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그리어 형제에 대한 한국인들의 감사를 담은 김대중 대통령의 편지도 전달했다.
양성철 대사는 "한국전이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한국정부와 한국인들은 한시도 한국전을 잊은 적이 없으며 민주주의를 위해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하고 "오늘날 한국이 12대 경제대국이 되고 미국의 7번째, 캘리포니아의 4번째 교역국이 될 수 있도록 해준 참전용사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러닝장군도 "한국전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며 미국 정부도 한국전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벌이면서 참전용사들을 찾고 있다"고 말하고 "한국전 50주년 기념위원회의 구호인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처럼 여러분 같은 용사들이 있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최근 그리어 형제의 사연을 접한 국방성이 넬리 그리어여사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방성은 그리어 여사가 살고 있는 앤더슨에서 행사를 치루기로 하고 잭슨빌과 사바나에 사는 그리어 형제를 초청했다. 또 앤더슨 지역의 참전용사들에게도 감사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그리어 형제외에 이날 감사장을 받은 참전용사들은 중공군과 육박전을 벌이다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전우를 구하고 자신은 두다리를 잃은 잭 톨버트 육군 1등 상사, 포로생활을 한 윌리암 쉐디시 육군중령, 로버트 카루스 육군 상사, 장전 전투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케네스 그린, 로버트 데이비스씨등이다.
한편 이날 행사는 앤더슨 지역에서 12년째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위한 행사를 벌여온 김명숙씨가 국방성의 의뢰를 받아 준비했으며 지역 한인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행사를 도왔다.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한인들도 모르는 지명들을 대며 자신들의 무용담을 이야기 하고 한국전을 회상했다. 이들은 태극기가 그려진 모자와 티셔츠등을 입고 참석했으며 어떤 용사는 팔에 태극문신을 한 모습도 보였다.
<홍 남기자> namh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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