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렉’(Shrek)★★★★★(별5개 만점)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동화의 내용을 불경스레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고 신나게 즐긴 기차게 영리하고 우습고 재미있는 ‘거꾸로 동화’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진짜 배우 나오는 영화 뺨칠 만큼 사실적인데 기술과 내용과 음성연기가 뛰어나게 우수하다. 현재 진행중인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됐다.
디즈니사에 원한이 깊은 드림웍스의 창설자 중 하나인 제프리 카렌버그는 여러 동화를 풍자하면서 특히 디즈니 동화(백설공주, 신데렐라, 피노키오, 피터 팬)를 가학성 쾌감을 즐기며 꼬집고 야유하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슈렉이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읽다가 “턱없는 소리하고 있네” 하면서 책장을 북 찢어 엉덩이를 닦는 첫장면부터 노골적으로 디즈니를 상대로 냄새를 풍기고 있다.
이 영화는 모험과 액션, 코미디와 로맨스가 있는 ‘역설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이자 ‘미녀와 야수’의 얘기. 숲속 늪지대에 거구의 민둥머리 초록색 괴물 슈렉(마이크 마이어스의 음성)이 혼자 외롭게 살고 있다. 거대한 콰지모도를 연상케 하는 슈렉은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는데 어느 날 이 동네의 키가 매우 작은 사악한 영주 화콰드(키다리 존 리트 가우의 음성)가 피노키오와 일곱 난쟁이 등 동화속 주인공 등을 체포한 뒤 슈렉의 앞마당에 풀어놓는다.
슈렉이 화콰드의 성(디즈니랜드의 풍자판)을 찾아가 항의하자 화콰드는 자기 신붓감으로 점찍은 피오나 공주(캐메론 디애즈의 음성)를 화룡으로부터 구출해 오면 슈렉에게 평화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타의에 의해 프린스 차밍이 된 슈렉의 모험 길에 동반하는 게 수다쟁이 당나귀(에디 머피가 ‘물란’에서의 작은 용처럼 쉴새없이 지껄이며 폭소를 자아낸다).
슈렉은 화룡을 제압하고 피오나 공주를 구해내 돌아오는데 여기서 그만 아름다운 피오나에게 반해 속을 태운다. 그런데 피오나는 어두운 비밀을 간직한 미녀. 영화는 여느 동화의 결말과는 전연 다른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전래의 동화를 이리 저리 마구 비틀어댄 돌연변이 같은 주인공들의 대표적 경우가 피오나 공주. 피오나는 다른 동화 속 여자들처럼 순종형이 아니다.
소위 ‘태도’가 있는 여자로 쿵푸 실력이 재키 챈을 뺨칠 정도인데 피오나가 숲속에서 액센트를 쓰며 으스대는 로빈후드와 그의 졸개들을 드랍 킥으로 때려눕히는 액션 신(‘메이트릭스’를 흉내냈다)이 박력 있고 요절복통하게시리 우습다.
음악도 경쾌한데 당나귀 머피가 ‘온 더 로드 어겐’과 ‘아앰 어 빌리버’를 뽑아대는데 앙코르감이다. 들쥐구이와 요란한 방귀 그리고 살아있는 개구리와 뱀풍선에 노래하다 배가 터진 푸른 새 및 슈렉의 달팽이 닮은 귀에서 뽑아낸 귀지 등 보기에 다소 역겨운 장면들이 있어 관객들이 “아유 아유” 하고 비명을 질러댄다. 등급 PG.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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