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김형민(유니버시티 오브 뉴햄프셔)
내가 국민학교와 중학교 때 매 방송마다 다른 동물을 주제로 다루는 다큐멘타리 형식의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가 있었다. 유난히 동물을 좋아하시던할머니께서는이 프로를 거의 매일 빼놓지 않고 보시던게 기억난다.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던 ‘반칙왕’이라는 영화를 우연한 기회에 본 적이 있다.
한국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그린 이 영화에서 주인공 직장 상사가 ‘동물의 왕국’에 대해 언급하던 것이 기억난다. 그는 ‘동물왕국’에서 오직 강한 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약육강식을 배웠고 이 약육강식은 인간의 세계에서도 존재하며 이로 인해 동물과 인간의 세계가 조금도 다를 바 없다는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전세계를 지배하는 자유경쟁 체재의 자본주의 속에서 어쩌면 맞는 말일지 모른다. 특히 자본주의의 최선봉인 미국, 그 미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초기 한인 이민자들에겐 인간의 세계가 정말 동물의 세계같아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세계는 동물의 세계와 다르다. 소설 ‘대망’에서 일본을 통일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가르치는 셋사이 도사는 인간의 세계가 동물의 세계와 다른 이유를 신(信)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서로 믿는 마음... 이라고 하기 보다, 서로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인 것이다. 인간이 만들었다고 해서 나라라고 하지만 신이 없으면 짐승의 세계라고 나는 생각한다. 짐승의 세계에선 식(食)이 있더라도 싸움이 그치지 않기 때문에 살아갈 수가 없다”
미국 안에 한인사회는 과연 믿음이 존재하는 사회인가? 그 셀 수 없이 많은 한인종교단체와 한인협회들은 왜 항상 시끄러운가?
종업원들의 임금과 노동을 착취하는 것, 폐쇄위기에 놓인 한인업소를 그 많은 한인들이 돕지 않은 것, 영어를 못한다고 같은 민족을 사기치는 것, 자신이 일하던 한인업소에서 나와 자유경쟁이란 미명하에 바로 옆에 같은 업종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들은 인간 사이의 믿음을 깨는 것이다.
서로 믿고 도와야 할 같은 한인들끼리 지극히 조잡하고 유치한 자신의 욕구를 위해 한인들간의 믿음을 저버린다는 것은 한인사회를 동물의 세계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아무리 제 2세대들을 훌륭하게 가르치려 해도 그들이 배우는 것은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동물의 세계를 만들고 그 동물의 세계를 살아가기에 적합한 인간을 만들 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