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가수 싸이(24). ‘엽기’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 싸이는 도발적인 가사와 춤, 무대매너로 2001년 가요계 최고의 루키로 자리잡았다.

일거수 일투족 독특한 행동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그는 노랫말에서 ‘뒤통수 조심해라’ ‘완전히 새됐어’ 등 각종 유행어를 히트시켰고 독특한 ‘파닥이춤’ ‘박지윤 패러디춤’ 으로 또한 방송가에 화제로 떠올랐다.

욕설과 직설적인 성적 표현이 담긴 가사로 인해 그의 음반은 얼마 전 연소자 이용 불가 판정을 받아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을 낳고 있기도 하다.

▲연소자 이용 불가 판정이요? 고맙죠.

싸이의 음반은 앨범 재킷의 남성 성기와 콘돔 그림, 그리고 심한 욕설과 음란 내용을 담은 가사를 이유로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심의에서 연소자 이용 불가 음반 판정을 받았다.

"연소자 이용 불가 판정이요? 고맙죠"라고 답을 한다. "4개월이나 지나서 그 일 때문에 신문 기사도 크게 나고 이슈도 되니 고마운 일 아닌가요."라는 것.

싸이는 자신의 음반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20곡 중 14곡은 1월에 방송국 자체 심의에서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는데 4개월 동안 아무런 제재 없이 미성년들에게 판매되다가 이제 와서 불가판정을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자신의 뜻을 밝혔다.

"누굴 위한 방송 불가고 누굴 위한 연소자 판정 불가인지 답답할 따름이다."는 항변.

▲그렇다고 2집이 얌전해지지는 않을걸요.

연소자 이용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얌전해질 그가 아니다. 2집 컨셉트를 아직 명확하게 잡지 않았지만 직설적이고 적나라한 가사는 그대로 유지할 계획.

"가장 좋아하면서 누구나 아닌 척 쉬쉬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왜곡된 부분 중의 하나가 성에 대한 문제다. 이발소까지 퇴폐라는 말이 붙을 정도니 말이다."

1집은 신인이기 때문에 얼굴을 알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 많이 참았지만 싸이는 2집에서는 방송을 해야 하는 한 두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더 직설적이고 충격적인 가사를 쓸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가수 활동과 앞으로 활동 계획은?

"저같이 자기 멋에 사는 애가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면 얼마나 마음 고생을 많이 했겠어요?"

싸이도 무명 가수 시절엔 마음 고생이 무척이나 컸다. ‘왜 나보다 별로 인 가수들이 저렇게 인기일까?’라는 고민에 시달리다가 ‘내 외모에 하자가 있는 건 아닐까’ 라는 결론을 내려 살을 빼야 겠다는 생각까지 했던 것. 하지만 이젠 그런 생각들을 할 겨를도 없이 쫓기는 방송 스케줄에 많이 지켜있는 상태. 덕분에 고민이던 살도 많이 빠졌다.

그래도 1집 마무리는 멋지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또 하나 큰 사고를 칠 준비를 하고 있다.

"남들이 도박이라고 말리지만 콘서트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죠."

싸이는 7월 14일부터 1집을 마무리하는 대형 야외 공연을 준비중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5개 도시를 돌게 되는데 토요일 1회 공연에, 2만석 이상 되는 대학교의 노천극장에 무대를 마련한다.

신인이 그런 큰 무대를 갖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도박이지만 벌써부터 큰 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놀고 싶어 싸이는 안달이다. 그래서 마련한 깜짝 이벤트 하나.

"살수차를 동원해서 관객석에 물을 뿌리려구요. 저랑 함께 미친 듯 놀려면 많이 덥지 않겠어요?"

이경란 기자 ran@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