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카운티지역의 등록 한인유권자수가 파악되고 노스필드타운쉽등 비록 일부이긴 하나 한인유권자들의 ‘보팅파워’가 가능한 특정 선거구도 파악됐다.
한인들이 보팅파워를 과시하려면 반드시 조건이 전제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적극적인 투표 참여다. 그러나 이제까지 각종 선거에서 나타난 한인들의 투표참여율은 유감스럽게도 지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3일에 실시된 노스필드타운쉽 평의원선거가 가장 비근한 예다. 4년전 한인으로서는 일리노이주 최초로 선출직인 노스필드 타운쉽 평의원에 당선됐던 스티브 김씨는 이번에 재선을 노리고 재출마했다.
그러나 그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4석의 타운쉽 평의원을 뽑는 이 선거는 공화·민주 양당 소속으로 출마한 8명의 후보자 가운데 상위 득표자 4명이 당선되는데 김후보는 총 4,495표를 획득, 7위에 머물러 낙선하고 말았다. 하지만 당선권 후보와의 표차는 겨우 214표에 그쳐 너무 아쉬움을 남겼다.
김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한인 유권자들이 극소수였음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스티브 김후보도 한인 유권자들이 투표를 많이 해줬더라면 당선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율 저조는 김후보가 한인커뮤니티를 상대로 보다 적극적인 선거캠페인을 벌이지 않았다는 데도 일부 기인한다. 그러나 노스필드타운쉽내 등록된 1,137명의 한인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더라면 충분히 한인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었던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물론 한인 유권자들 중에는 대통령, 주지사등을 뽑는 선거도 아닌데다 바쁘고 귀찮은 나머지 투표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이 거주하는 타운쉽의 풀뿌리 선거가 다른 선거보다 오히려 한인들의 정치적 입지를 한층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재고해야할 사안이다. 이번 노스필드타운쉽 평의원 선거는 한인유권자들이 보팅파워를 모아 한인후보를 당선시켰더라면 주류사회에서도 한인들의 보팅파워를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됐을 것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등록된 한인 유권자들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해당 선거구에서 실제 얼마나 투표하는 지는 관련자료가 전무하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등록된 한인 유권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도 이번에 본보의 조사로 처음 밝혀졌을 정도고 보면 시카고 한인커뮤니티가 정치력 신장의 관건인 유권자 등록과 투표율 문제에 얼마나 등한시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한인단체들이 유권자 등록 대행을 하면서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는 등 활동을 하긴 했으나 대외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관련자료 수집과 분석은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인력과 시간, 예산등 모든 자원이 부족한 탓일 것이다. 어려운 여건이긴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한인들의 유권자 등록을 유도하는 한편으로 한인 유권자들이 밀집돼 있는 일부 선거구를 대상으로 제대로된 출구 조사등을 실시, 한인 유권자들의 실제 투표율을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한인커뮤니티는 각종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에게 표보다는 자금지원 위주의 후원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노스필드, 나일스타운쉽 선거구등 일부 지역에서는 한인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경우 평의원등 지방자치 선거에서 충분히 보팅파워를 과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파악된 유권자들만이라도 실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표율 제고 운동을 벌여야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한인커뮤니티가 특정지역에서는 유권자수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실제 투표율도 무시못할 정도라는 사실이 주류사회에 널리 인식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차기 풀뿌리 선거에서는 한인들의 보팅파워가 과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해원기자 dhlee5@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