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자매…’서 의사역-"확실한 주연 자리매김하겠다"
이번이야말로 기회다. 탤런트 한재석(28)이 ‘배우’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기회.
13일부터 방송될 MBC TV 미니시리즈 <네 자매 이야기>(극본 오수연. 연출 이진석)의 남자주인공 영훈으로 등장할 한재석은 오랜 휴식 후 다시 사람들에게 다가온다.
10개월 전 <이브의 모든 것>에서 그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남자였다. 이제 그는 낯선 도전을 한다. 늘 유약하면서도 뭔지 모를(도대체 시청자들 입장에선 왜 그러는지 모를) 고뇌에 찼던 역할을 해왔던 그가 차갑고 이성적이며 사랑과 복수의 양날을 오가는 곡예 같은 연기를 해야 한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그에게 이건 분명 도전이며 기회다. 길었던 머리도 짧게 자르고 카메라 앞에 선 그를 만났다.
▲거듭 나자!지난해 <이브의 모든 것>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후 다시 만난 이진석 PD는 "이번 작품은 한재석의 드라마가 될 것"이라 공언했다. <이브의 모든 것>에서 장동건이 강하게 부각됐던 탓에 그저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그쳤던 한재석에게 이 PD는 고마움과 아쉬움이 동시에 남겨져 있는 듯 했다.
95년 <재즈>로,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한 한재석은 본인 말대로 지금껏 해온 역할들은 대부분 "어떻게 보면 재수없는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재즈> 이후 <순수> <내 마음을 뺏어봐>에서 그는, 잘생기고 왠지 뭔가 있어 보이는 얼굴 때문에 그저 그렇고 그런 반항아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자신의 캐릭터에 놀라 연기자로 다시 시작하면서 <장미와 콩나물> <눈물이 보일까봐>등에서 주연이었던 그가 조연이길 자청했다.
<이브의 모든 것>을 통해 ‘연기자’ 한재석이 새롭게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면, <네자매 이야기>에서는 진정 거듭나야 한다. "평소 카리스마가 강한 역을 해보고 싶었어요.
영훈의 성격이 확 와 닿았죠. 카리스마가 강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가 가장 존경한다는 배우 알 파치노처럼.
▲쉬는 동안.
<이브의 모든 것>을 끝낸 후 뭘 했느냐고 질문했다. 배우란 휴식기에 영양가 많은 자양분을 섭취해야할 것이란 생각에.
1년여 동안 "이곳 저곳 여행을 다녀왔다"고 답했다. 뉴욕을 다녀왔는데, 친한 친구의 신혼집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뒷말이 걸작이다. "7~8년 봐왔던 커플인데, 결국 결혼까지 하는 걸 보고 놀랐어요. 그렇게 사귀었는데 결혼까지 할 정도로 좋을까요? 저요? 저 같으면 안 했을 것 같아요. 아니 못했을 거예요. 쭈욱 한 남자 한 여자를 만난다는 게 대단해보였습니다." 단정하게 보였던 한재석의 파격적인 말이다.
한재석은 여행을 좋아한다. <재즈>에서 의형제를 맺었던 장동건과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아프리카도 다녀왔고, 우리나라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이번엔 뉴욕과 함께 외가가 있는 진도에서도 얼마간 머물렀다. 세상을 보고 느낀 만큼 그의 가슴에서 나오는 연기의 폭도 더욱 넓어질 것을 기대한다.
▲그가 맡을 배역, 영훈영훈은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게 된다.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자 치료했던 의사 정재봉의 집에서 양자처럼 키워진다. 하지만 어머니가 식물인간이 된 게 정재봉의 실수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는 복수심을 품게 된다.
그 전에 이미 그는 정재봉의 맏딸 혜정(황수정 분)에게 고아나 다름없는 자신의 마음을 기댔고, 둘째 유진(채림 분)에게는 경쟁심과 사랑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극의 정점은 영훈이 복수심을 버리고 유진과의 사랑을 이루느냐는 것이다.
<이브의 모든 것>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했던 채림과 파트너가 돼서 ‘이번엔 둘이 과연’이란 호기심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이라면 혜정을 택했을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성격을 드러낸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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