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장미시험장 외에 일본 및 중국정원도 생겨, 연례 ‘장미축제’ 진행중, 커피, 맥주, 포도주도 일품
연중 150일간 비가 오는 도시라면 휴가객들을 쫓을만도 하건만 서늘한 회색 하늘 아래 부드럽게 내리는 가랑비가 초목으로 우거진 정원들에 생기를 주는 포틀랜드는 오히려 방문객들에게 천천히, 긴장을 풀고 이 도시의 은근한 매력에 빠져보라고 권한다. 이미 국제장미시험장과 다운타운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일본 정원으로 유명한 포틀랜드에 작년 9월, 새로 중국 정원이 문을 열었다.
포틀랜드의 자매도시인 중국의 고도 서주 스타일로 만들어진 정원중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최대 규모라는 이 ‘클래시컬 차이니즈 가든’은 포틀랜드 차이나 타운 인근, 에버렛과 플랜더스 스트릿 및 세컨드와 서드 애버뉴 사이의 한 블록 전체를 차지하고 있지만 바깥 상가의 시끌벅적함이 완전히 차단되어 놀라운 정도로 아늑하다.
포틀랜드시가 1250만달러를 들여 7년동안 건축한 이 정원에 들어서 구불구불한 돌길을 따라 걷다보면 일련의 마당들을 지나 다리 위로 연못도 건너 폭포와 9개의 정자들을 만나게 된다. 중국의 전통 정원은 초목과 물, 바위와 건축물의 자연스런 조화를 강조한다는데 방문객들은 연못과 그 난간에 모아놓은 희귀식물들이 자아내는 광경이나 울롱티와 월병 한조각을 맛보며 티하우스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움에 몰두 할 수 있다.
시간마다 보통 사람들은 간과하기 쉬운, 정자 지붕에 놓인 돌조각이나 각각 다른 풍경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도록 짜 맞춰진 창문등, 이 정원의 세부사항들을 설명해주는 투어도 제공된다.
정원 공사 감독을 위해 서주에서 파견된 직원은 지진 대비로 지붕의 기와를 쌓지 않고 볼트로 죄었으며 연못 물이 너무 맑아서 방문객의 얼굴을 비춰주지 않고 연못 바닥이 들여다보이는 점등이 아쉽다고 말하지만 그 정확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에 티가 될 수준은 아니다. 또 정원 밖을 나서면 바로 몇 블럭 사이로 차이나타운과 중국 식당, 기념품들이 들어서 있다.
거의 그림처럼 다듬어 놓은 중국 정원과 달리 1967년에 개장한 일본 가든은 포틀랜드의 자연미를 많이 살렸다. 포틀랜드시가 환히 내려다보이는 웨스트 힐스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잡은 일본 정원의 돌길을 따라 5.5에이커의 워싱턴 팍으로 내려가다보면 주변에 아이리스가 심어진, 잉어 50마리와 폭포를 곁들인 연못, 참선 정원, 티하우스와 모래위에 상록수와 진달래가 강한 대조를 이루는 건식정원들도 지나게 된다.
일본 정원 옆에는 1917년에 지어진, 장미가 8000그루 넘게 있다는 국제장미시험장이 있다. 퍼레이드, 불꽃놀이, 장미여왕 대관식, 음악회, 장미 전시회등으로 구성된 연례 ‘장미 축제’가 매년 6월에 진행되는 곳이다.
아울러 포틀랜드의 북동쪽에 자리잡은 페닌슐러팍 로즈 가든 역시 이 도시의 보물이다. 1913년에 완성된 초최의 시립 장미정원으로 16.5에이커의 대지위에 9000그루 정도의 장미나무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포틀랜드에는 정원 말고도 즐길 것들이 많다. 매력적인 구식 건축들과 다양한 커피하우스, 서점들이 방문객들을 편안하게 맞아준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에 흔해빠진 프랜차이즈 아닌 지역 원조 커피하우스에서 마시는 카푸치노는 일품이다.
포틀랜드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것은 커피 외에 맥주도 있다. 다운타운에서 윌라멧강을 건넌 산업지대에 자리잡은 ‘위드머 형제 양조회사’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에 일반인을 위한 투어를 제공, 맥주 만드는 광경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샘플로 만족하는데 여러 가지 종류의 맥주와 함께 푸짐한 독일식 식사도 맛볼 수 있다. 포틀랜드산 포도주로는 윌라멧 밸리에서 주조된 1998~2000년산 피뇨 느와르가 일품으로 꼽히는데 다운타운에 있는 유럽식 호텔 ‘호텔 빈티지 플라자’에 가면 매일밤 와인과 치즈 시식 시음행사가 있다.
이밖의 포틀랜드는 식당들도 많다. 다운타운에서 강을 건너 벨몬트 구역에 자리잡은 테이블 10개짜리 이탈리아식 식당 제노아는 따뜻한 분위기와 장식 아래 서너시간에 걸쳐 7가지 코스의 요리를 낸다. 가격은 싸지 않아 음료를 제외하고 일인당 70달러쯤 들지만 훌륭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