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뭄빈발과 상습 물부족지역, 대체식물 재배 움직임
근년들어 미국가정들의 정원문화가 크게 바뀌고 있다.
전형적인 미국주택가로는 넓은 대지를 양탄자처럼 뒤덮고 있는 녹색 잔디밭이 연상된다. 그러나, 가뭄빈발 지역이나 상습적인 물부족을 경험하는 일부지역들에서는 이같은 기존인식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추세는 전통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일부 주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까다로운 물사용 규제와 잔디관리에 싫증을 느낀 나머지, 기존의 잔디정원을 개조한다.
이에 대해, 예일대학 환경학부의 고든 게벨 박사는 분석한다.
"요즘 미국인들은 잔디밭에 비료주고 물뿌리는 것 외에, 정원을 다른 방식으로 가꿀 수 있다는 사실에 눈뜨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일부 도시와 타운들은 거주자들에게 정책적으로 잔디밭 폐기를 권장하는 곳도 있다. 이들은 잔디밭을 돌정원, 다년생 식물, 아이비 덩굴, 또는 선인장으로 대체하는 주민들에게 장려금을 지원한다.
비영리단체인 전국가드닝협회에 따르면, 향후 미국내 모든 주택가 정원잔디밭의 10퍼센트가 대체식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요즘 사람들은 오래 전에 사라졌던 자연산 식물들을 잔디밭 대신에 심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더운 서부지방의 경우 선인장과 유카, 고지대에서는 버팔로 잔디, 그리고 현재 4년연속 가뭄이 계속되는 플로리다에서는 참나무와 버튼나무 등을 심는다.
최근 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애틀랜타 지역에서도 900가구 이상이 잔디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전국야생연맹에서 추천한 정원식물들을 심었다.
또, 상습적인 물부족을 6개의 대형 관정으로 해결하고 있는 매샤추세츠 샤론시에서도 시민들에게 잔디밭 폐기를 적극 종용하고 있다.
주택소유자들에게 푸른 잔디를 걷어내고 대체식물을 심으라는 권유는 커다란 심리적 저항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경험자들은 일단 과감하게 잔디를 걷어내고 나면 마음의 홀가분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서부의 시애틀도 정원개조가 활발한 지역이다.
이곳 유기 정원협회인 ‘시애틀 틸스’가 최근 개최한 정원관리 강좌에서는 잔디밭제거 클래스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참석자들은 잔디없는 정원의 비결을 배우기 위한 12단계 프로그램을 청강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의 잔디문화는 잉글랜드 시절로 거슬로 올러간다.
잉글랜드는 습한 기후와 온도조건 덕분에 잔디를 기르기 안성마춤인 지역이다. 미국에서 잔디문화가 대중화된 것은 19세기 들어서의 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조경문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레드릭 옴스테드가 각종 공원과 커뮤니티에 잔디밭 조성 붐을 일으킨 것이 그 효시였다.
미국에서 자라는 잔디종들 중 상당수는 외래종들이다.
이런 잔디들은 관리를 위해 많은 양의 물과 살충제 및 비료를 필요로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균적인 잔디밭의 경우 한해 여름동안 1만 갤론의 물을 필요로 한다. 또 전국야생연맹에 따르면, 평균적인 교외지역 잔디밭은 같은 면적의 시골땅 녹지보다 10배나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한다.
세계최대의 잔디재배 및 가든판매회사인 스캇스 컴퍼니의 케리 비어맨 대변인은 이렇게 말한다.
"요즘은 잔디의 수난시대다. 그러나, 잔디는 우리 삶의 친근한 동반자다"
비어맨은 또, 잔디는 인간들에게 우리가 평소 간과하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잔디는 도시의 과다한 열기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며, 물을 흡수하여 지표에 오랫동안 유지시키는 완충작용을 한다.
"잔디를 걷어내면 속시원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잔디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물이 절약되는 것은 아니다"
비어맨은 주장한다.
그러나, 계속되는 물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많은 도시들 입장에서는 잔디밭 개조가 가장 간편한 해결책이다. 새로운 관개시설이나 대규모 지하수 개발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아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는 잔디를 50퍼센트 이상 걷어내고, 대체식물을 심는 가정에 100달러의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용수의 절반가량이 정원관리에 들어가는 남캘리포니아의 일부 시들도 이와 비슷한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덴버에서는 최근 시민들에게 수분을 잘 보존하는 식물을 심도록 권장하는 7단계 프로그램 문안에 ‘제리스케이프’라는 용어를 삽입했다. ‘건조하다’는 뜻의 희랍어에서 나온 이 말은 미전역에서 조경문화 변화의 상징어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최근 연방정부 관료들은 잔디밭을 다른 식물로 대체할 경우 절약되는 물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규명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라스베가스에서 나온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조경문화를 정착시킬 경우, 용수가 40 퍼센트 이상 절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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