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들어 소년보다 체포 늘거나 덜 줄어.. 소녀들도 온순치 않아졌지만 시스템도 문제
13살부터 워싱턴 D.C.의 지저분한 거리를 배회하며 술과 마약, 싸움을 일삼던 미네르바 라조는 법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하고 친구들이 총에 맞거나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는 끔찍한 일도 보아왔지만 반면 아무것도 그녀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난지 두어달 후, 17세가 된 라조는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았고 곧 어머니가 된다는 생각이 삶을 변화시키도록 자극, 10대 어머니들을 위한 상담과 차터스쿨을 제공하는 ‘라틴 아메리칸 청소년 센터’를 찾아가 직업훈련을 받았으며 고등학교 졸업 자격증을 받았다.
라조는 엘살바도르출신 이민자인 어머니가 웨이트레스와 사무실 청소부로 밤낮없이 일하는 동안 어린 쌍둥이 남동생을 돌봐야 하는 압박과 부담감 때문에 거리로 뛰쳐나가게 됐었다고 말한다. 현재 20세인 그녀는 2살바기 아들을 둔 자신감 넘치는 어머니이며 이번 가을에는 젊은 자원봉사자들에게 대학학비를 지원하는 국내 평화봉사단 장학금으로 ‘디스트릭트 오브 콜럼비아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국내 평화봉사단의 자원봉사자로서 라조는 애프터 스쿨 센터에서 일하며 청소년센터에서 소녀들도 상담한다. 라조는 소녀들에게 “여성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가를” 말해준다.
라조의 조언이 필요한, 비행소녀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1990년대를 통틀어 살인부터 기물파괴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범죄로 인해 체포된 소년들의 수는 감소한 반면 소녀들의 범법행위는 크게 증가했거나 소년들보다 덜 감소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가중폭행으로 체포된 소녀들의 숫자는 57%가 증가한 반면 소년의 경우는 5% 감소했다. 또 소녀들의 경우 단순폭행 93%, 약물남용 위반 190%, 기물파괴 28%, 무기 소지 44%가 각각 증가했다.
미시건주 마케트의 검사로 ‘전국지방검사협회’의 이사인 개리 워커는 “소녀들만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단속 같은 것은 없다. 단지 더 많은 젊은 여성들이 법을 위반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입수가능한 가장 최신 지료인 1999년의 경우 18세 이하 소녀 체포는 6만800건으로 그 해의 전체 청소년 체포의 27%이다. 물론 범법행위 자체는 소년들이 소녀들보다 훨씬 더 빈번하지만 예기치 못했던 비행소녀의 증가는 판사와 관선 변호인들에게 경종을 울렸고 주 청소년 교도 시스팀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미국법조협회’ 산하 청소년 센터의 패티 퓨리츠는 ABA와 ‘전국법조협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회원들의 전화를 수없이 받은 후 이 문제를 연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로 지난 5월에 나온 보고서 ‘성에 따른 정의(Justice by Gender)’는 청소년 사법 시스팀이 소년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소녀들은 잘못 대우받고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ABA회장 마사 바넷은 “소녀들은 체포이외의 대안이 적고 구류기간도 길며 배치에 있어서도 선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소년원의 소녀동은 초만원으로 일부 소년원은 방 하나에 3명을 수용하거나 공동사용지역을 취침시키기도 한다. 혼잡은 또한 교육이나 다른 서비스를 위한 자원도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무부의 청소년 정의 및 비행 예방국은 전국의 관계단체 협의체에 115만달러 보조금을 수여하고 해결책을 모색케 할 계획이다.
ABA 보고서는 또한 소년 소녀 모두 소수계일 경우 차별의 대상이 돼,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백인 청소년보다 훨씬 구류되고 정식으로 고발되고 성인 자격으로 심리돼 감옥에 갈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윌슨은 왜 범법소녀의 수가 늘어나는지를 밝혀낸, 믿을만한 연구를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요즘 소녀들은 예전만큼 온순하지 않다”는 윌슨의 말은 소녀 갱단이나 비행소년들을 흉내내는 소녀들이 많은 것을 설명해주지만 한때 가정폭력 관계법의 변화로 한때 가정사로 간주됐던 일까지 경찰의 현장 체포를 의무화시킨 것도 소녀 폭행 체포 증가의 부분적 이유가 된다. 어머니나 새어머니, 남자친구와 싸우다 체포되는 소녀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회사업가들과 심리학자들은 소녀들은 소년들과 다른 이유로 법을 위반하며 대부분의 비행소녀는 성적 혹은 육체적 학대의 피해자라고 말한다. 체포되는 소녀들의 다수는 아버지가 없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다. 보통 가출, 무단 결석, 통행금지 위반등 성인이면 범죄로 간주되지 않을 일로 범죄자가 되는 소녀들은 집행유예나 가석방 조건을 위반해 또 다시 문제를 일으키며 다음으로 구류, 이어 성인 범죄로 이어지는 내리막길로 나선 강하를 시작한다.
보스턴 칼리지의 ‘청소년 권리옹호 프로그램’의 프랜신 셔먼 디렉터는 검사와 판사들이 소녀에게 보이는 아버지같은 온정주의는 양날의 칼과 같다고 말한다. 그들은 법을 이용해 소녀들을 매춘, 성폭력과 다른 종류의 피해로부터 막아주면서 “소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감금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남자 아이들에게 훨씬 관대하게 대한다는 것이다.
네바다주 리노의 어네스트 보룬다 판사는 “법은 소년과 소녀를 동등하게 취급한다”고 반박하지만 ABA의 퓨리츠는 “현재까지 청소년 사법제도가 소녀들을 저버렸음은 재론의 여지없이 분명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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