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금 없는 노년 이혼여성, 임금으로 살아야
30년전 시작된 미국의 이혼열풍의 제1세대인 60대 여성 수십만명이 은퇴 연령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부족으로 직장에서 은퇴하지 못하고 있다. 일해서 버는 임금이 그들의 연금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년에 혼자된 여성은 언제나 기혼 여성에 비해 가난할 빠질 위험성이 컸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노년에 혼자된 여성은 대부분 과부로 최소한 남편이 남겨준 연금과 저금을 갖고 있었고 전통적으로 자녀와 함께 살았다. 그런데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과부보다 소수였던 이혼녀들의 숫자가 사상 처음으로 과부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워싱턴의 여성들의 노후대비를 연구하는 신디 하운젤은 “이혼한 노년기 여성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조언은 가능한한 오래 직장 일을 하라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부시행정부도 최근 개정된 세법에서 나이든 사람들의 은퇴구좌 저축 상한액을 높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조치이다. 또 연방의회의 소셜 시큐리티법 개혁안 심의를 앞두고 여성단체들은 여자들이 집에서 아이를 기른 기간에 대해서도 크레딧을 인정, 이혼시 더 많은 연금을 받게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나이든 기혼 여성들도 레이오프나 직종 변경, 연금 삭감등으로 줄어든 남편의 은퇴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직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노년 여성중 가장 위기에 처한 이들은 바로 이혼녀들이다. 덴버에 사는 수잔 파크허스트(63)는 자기 또래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1960년대에 아이들을 낳으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돈은 투자 자문인 남편이 충분히 벌어 파크허스트는 육아와 자원봉사에 몰두했었다. 그러나 결혼 20년만에 48세로 이혼하게 되면서 파크허스트는 직업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남편의 건강보험에서도 자기 이름이 빠졌고 수입이라곤 거의 없었으며 장차 남편의 연금에서도 자기 몫을 챙기지 못했던 것. 다행히 여성해방운동의 여파로 취직 기회는 많아져 투자회사에 들어가 16년이 흘렀고 이제 은퇴할 나이가 가까워왔지만 아직 월급을 포기할 능력은 없다.
하운젤은 기혼여성들에게 언제나 은퇴와 이혼을 염두에 두고 살라고 조언한다. 이혼을 앞둔 여성이라면 이혼조건으로 반드시 남편의 연금중 일부가 자기에게 돌아오도록 하라고 말하며 젊은 아가씨들에게는 자기 이름으로 된 은퇴구좌를 적립하기 전에는 집에 들어앉아서 아이만 키우지 말라고 충고한다. IRA에 웬만큼 저축이 쌓이기 전에는 부엌이나 아기방을 꾸미는 일 같은데 돈을 쓰지 말라는 것이다.
이혼후 홀로 늙은 여성은 많아만 지고 있다. 50대말, 60대초 여성 1200만명중 1998년 현재 이혼상태인 사람은 14.4%다. 1965년에는 3.8%, 1990년에는 9.9%이던 것이 그렇게 늘었다. 반면 과부는 1998년에 13.2%였는데 1965년에는 21.6%, 1990년에 17.2%였다.
금전적으로 남자들은 더 은퇴하기가 쉽다. 같은 60대라도 아이들을 키우느라 직장생활을 쉰 여성들과 달리 남자들은 계속 일했기 때문에 연금을 더 많이 적립한데다가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임금도 높기 때문이다. 현재 풀타임으로 일하는 여성들의 중간 주급은 남성의 76%에 불과, 연금도 적을 수 밖에 없다. 아울러 회사 연금 수혜자격이 있는 지위에서 일하는 여자는 남자보다 적다.
코넬 대학 사회학과 교수 필리스 모엔은 “미국의 연금제도는 계속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어 그런 패턴을 따르는 여성들의 거의 없을 정도이며 다운사이징이 흔한 요즘은 남자들도 그렇게 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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