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비아출신 디바치, ‘국경없는 농구’ 캠프 후원
며칠 전 블라데 디바치는 무더운 유럽의 여름날씨에도 불구하고 농구코트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었다.
농구코트는 다인종이 섞여있는 그야말로 멜팀팟이었다.
이들은 크로아티아를 비롯, 마케도니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에서 온 청소년들이었다.
출신국은 다양했지만 모두 한 가지 운동, 농구를 하고 있었다.
"이 애들은 모두 각기 다른 지역에서 왔고 언어 또한 다르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에서 왔건 세르비아에서 왔건 상관없이 우리는 이들에게 함께 있고 서로의 얘기를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들은 서로 이웃 나라들이다. 이것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10년 전만해도 이같은 이벤트는 불가능했었다"
디바치는 말한다.
디바치는 매일매일의 생활속에서 서로의 차이점 때문에 갈등하고 발칸반도의 전쟁을 겪은 이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해 농구캠프를 후원했다.
세르비아 출신으로 미국 NBA 프로농구 새크라멘토 킹스의 센터로 활약하고 있는 디바치는 같은 세르비아 출신의 팀 동료인 포워드 프레드랙 스토야코비치, 애틀랜타 혹스에서 포워드로 뛰고 있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토니 쿠코치 및 동유럽 출신의 NBA 선수 다섯 명과 함께 이탈리아에서 ‘국경없는 농구’라는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NBA 선수들은 청소년들에게 농구와 마약방지 교육을 하는 것 이외에도 발칸지역의 갈등해소와 조하롭게 사는 방법등에 관해 얘기를 나눈다.
5개국에서 각각 열 명씩 선발된 12세부터 14세 사이의 최정예 청소년들은 4개 팀으로 재구성됐다. 각각의 팀은 물론 국경을 초월, 다국적팀으로 짜여졌다.
디바치는 LA 레이커스 시절, 고국 세르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던 전쟁 때문에 라커룸에서 많이 눈물을 흘렸었다. 이같은 뼈아픈 경험이 디바치가 이 캠프에 참여한 계기가 됐다.
발칸지역을 피로 물들인 살육과 고립의 원흉으로 손꼽히는 전 세르비아 지도자 슬로보단 밀로세비치는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로 국제재판을 받기 위해 지난 주 세르비아에서 마침내 네덜란드로 압송됐다.
권좌에서 밀려난 후 지난 4일 최초로 UN 전범재판정에 출두한 밀로세비치는 인정심문을 거부했다.
"나는 정치를 증오한다. 하지만 밀로세비치에 대한 재판은 유고슬라비아에서 열리는 것을 원한다. 그는 다른 민족을 많이 희생시켰지만 세르비아사람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입혔다. 세르비아 사람들이 그에 대한 심판을 하는 것을 원한다. 밀로세비치는 자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디바치는 밀로세비치의 뒤를 이어 등장한 민주주의 지도자들이 발칸지역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또 다른 피의 분쟁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중대한 실수를 했다. 미국이 이 지역의 평화를 원한다면 새롭게 부상한 집권층을 강력하게 후원해야 한다. 새 집권층은 아직 지도력이 미약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참여와 지원이 절실하다. 나는 농구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정치걱정은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내는 미국과 국제사회에 이같은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트레비소에 있는 ‘국경없는 농구캠프’에서 디바치는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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