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장윤호 특파원>
생애 첫 올스타 출격에서 첫 공에 칼 립킨에 좌월 솔로홈런을 내준 박찬호는 패전의 멍에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경기후 표정이 밝았다.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는 립킨에게 마지막 올스타전 출장에서 MVP에 선정되는 추억을 선물했기 때문. 박찬호는 경기 후 LA 타임스의 명 컬럼니스트 로스 뉴한을 비롯해 많은 취재진으로부터 홈런에 대한 질문공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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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에서 던진 생애 첫 공에 홈런을 맞았다.▲은퇴를 발표한 립킨에게는 올스타전 마지막 홈런 아닌가. 잘 던진 공이었다. 나는 다른 선수보다 그에게 홈런을 허용했다는 것이 기쁘다. 그가 나오자 모든 관중들이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내 두번이나 쉬고 던졌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했고 직구였다. 올스타 게임은 재미있어야 하는 경기이다. 전력 투구는 아니었다. 홈런을 선물했다는 말도 하는데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훌륭한 선수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줬기 때문에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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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를 상대할 때 느낌은.▲사실은 직구로 승부하려고 했는데 포수(마이크 피아자)가 변화구를 주문했다. 2개밖에 던지지 않아 어떤 타자라고 이야기하기 힘들다. 땅볼로 유도한 2구는 체인지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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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올스타 마운드에 선 기분은.▲생각보다 그렇게 흥분되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포스트 시즌 경기 때도 이런 기분인가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들은 포스트시즌에는 긴장된다는 점이 다르다고 얘기해줬다. 좋은 경험이었다. 잘하려고 애쓰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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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인생에서 이제 몇 번째 계단에 올라섰다고 생각하는가.▲올라가는 것만이 길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방해가 되는 것 같다. 항상 변함없이 평행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라가면 주위의 가까운 벗들, 소중한 분들과 멀어지는 느낌이다.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고 변함없이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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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클랜드 A’s와 후반기 첫 경기를 하게 된다.▲어제 밤에 올스타전보다 후반기 첫 등판이 더 생각됐다. 후반기 첫 등판 경기가 확정된 이후 계속 그랬다. 올스타전보다 후반기 첫 등판에 더 신경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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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올스타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는데.▲경기 전 팀 미팅에서 이기자고 뜻을 모았다. 그러나 졌다. 그래도 다들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 마운드에 서 있는 순간 팬들이 뽑은 많은 올스타들이 내 뒤에서 플레이하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올스타에 뽑힌 대단한 선수들이 내게 사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다음에 또 같이 경기를 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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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피아자와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다.▲모습이 변했다(금발 염색을 의미하는 듯). 함께 다저스에 있을 때 코리아타운으로 놀러 간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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