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초 분량을 찍는데 하루를 소비했던 작품, 일반 영화 4∼5편의 촬영 횟수인 160회를 기록했던 작품. 역대 한국 영화 가운데가장 더딘 촬영 진행으로 ‘악명을 떨쳤던’ 작품 ‘화산고’(싸이더스, 김태균 감독)가 마침내 촬영을 매듭지었다. 그리곤 살짝 베일을 벗는 것만으로 단숨에 초(超) 기대작이 됐다. 소문만 무성했을 뿐 극비 프로젝트로 진행되던 ‘화산고’는 지난 10일 예고편이 공개됐는데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던 ‘매트릭스’ ‘와호장룡’과 비교된다는 칭찬을 받았다. 김재원 프로듀서가 “한국영화 기술의 최고치”라 자부할 만 했다. ‘화산고’;가 도대체 어떤 영화이길래 이토록 기대될까.
’매트릭스’ ‘와호장룡’이 부러웠다면
’매트릭스’와 ‘와호장룡’은 홍콩과 할리우드의 만남 가운데 가장 행복한 결과다. 오랜 시간 갈고 닦은 무협영화의 와이어 액션 기술이 할리우드의 상상력, 디지털 기술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시각체험을 안겨줬다.
’화산고’는 이 ‘매트릭스’와 ‘와호장룡’의 와이어 액션을 도입하되 더욱 강한 느낌을 불어넣은 영화다. 홍콩의 원화평이 만들었던 ‘매트릭스’ ‘와호장룡’의 와이어 액션은 유연한 동작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화산고’는 첫 시도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화면을 더욱 조각내는 방법을 통해 거칠고 파워 넘치는 와이어 액션을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화산고’는 160회라는 경악에 가까운 촬영 횟수를 기록했다.
베우들이 하루 종일 기다려 한 컷도 찍지 못하고 돌아가고, 밤샘 노동으로도 한컷도 못 찍는 날이 숱하게 많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래서 ‘화산고’는 하루에 1초씩 찍는 영화로 소문났다. 그 소문은 사실이었다.
어디를 날아다니나’화산고’가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며 싸우는 마당은 엉뚱하게도 고등학교다. 화산고라는 시기 불명의 학교가 무대다. 분필이 치명적인 무기이고, 학생들끼리 장풍을 날리고, 학교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선생으로 구성된 사파무협 고수 5인방이 결성되는 등 온통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때문에 ‘화산고’의 화면 구성과 이야기는 딱 만화같다.
어떤 이야기?타고난 공력을 주체하지 못해 여덟 번이나 퇴학 당한 장혁(김경수 역)이 어느날 화산고에 전학온다. 목표는 딱 하나, 여기선 반드시 졸업한다! 그러나 절정 무공의 장혁을 학생이나 선생이 가만 둘 리 만무하다.
전학 온 첫 날부터 장혁을 둘러싸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장혁은 격렬한 풍운에 휩싸인다.
화산고에는 검도부 주장인 신민아(빙옥 유채이 역), 역도부 주장인 김수로(무정마도장량 역), 화산고 최고수인 권상우(송림일학 송학림 역), 럭비부 주장 김형종(심마 역), 정열의 여인 공효진(단지 소요선 역) 등이 포진하고 있다. 이 뿐인가. 허준호를 괴수로 한 진압 전문 청부 교사 5인방까지 형형한 눈빛을 번득이고 있다.
이제 맛뵈기일 뿐10개월 동안 피아노줄에 매달려 지냈던 장혁과 신민아 권상우 김수로 공효진 등배우들은 입을 모아 “오는 11월을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 때 관객과 영화인들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들은 “막상 찍을 땐 우리도 몰랐다. 이게 편집 과정을 거치며 살아나는데 깜짝 놀랐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컴퓨터그래픽 과정을 거치면 또 달라질것”이라고 말했다.
정경문 기자 moonj@dailysports.co.kr
송영신 기자 yssong@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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