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단 VS. 아이버슨
▶ 농구화 메이커들, 수퍼스타 마케팅 포문열어
스포츠 신발업체간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스포츠 신발업계는 그동안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이 3강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그중에서도 나이키 독주체제가 이어져 왔다. 특히,스포츠 신발용품 시장에서 두 번째 규모를 차지하는 농구화 분야는 명실공히 나이키의 독무대였다.
나이키의 이같은 독주는 농구계의 살아있는 전설 마이클 조단의 높은 이름값 때문에 가능했다.
조단은 현역시절 농구코트에서는 물론이요 농구화 업계에서도 압도적인 존재였다. 그 결과, 조단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린 나이키의 에어조단 농구화 시리즈가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했던 것이다.
그러나, 3년 전 조단이 현역에서 은퇴하면서 농구화 시장에는 드디어 미세한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농구화 업계는 조단이 은퇴한 97년을 정점으로 2년 연속 감소추세를 기록했다. 조단의 은퇴 이후 전체적으로 NBA가 비틀거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농구화 업계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번에 시장흐름을 선도한 쪽은 리복사였다.
이는 리복이 앞세운 차세대 스타 앨런 아이버슨의 눈부신 활약과 큰 관계가 있다. 아이버슨은 필라델피아 76ers에서 ‘디 앤서’로 불리며, 지난시즌 팀을 NBA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게다가, 올들어 마이클 조단의 코트복귀설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농구화 시장은 상승작용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아직까지는 에어조단 농구화의 일방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추세가 계속될 경우, 21세기 세계농구화 시장의 패자는 리복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리복은 아이버슨과 5년간 4,800만달러의 광고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고, 향후 계약갱신은 기정사실이다.
"나이키 타도는 우리의 장기목표다. 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키는 현재의 넘버원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리복사 제너럴 매니저 타드 크린스키의 조심스런 반응이다.
아이버슨을 앞세운 리복사의 야심적인 판촉활동은 이처럼 치밀하게 전개되는 장기적 목표의 첫단계이다.
아이버슨의 상품성이 처음부터 빛을 발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시즌 아이버슨이 NBA 득점선두 및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광고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리복과 세가 뿐이었다. 그때까지 아이버슨의 이미지에 많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랩가수로도 변신한 아이버슨은 데뷔앨범에서 동성연애자들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가사로 인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또한, 덕지덕지 새겨넣은 문신, 마약과 알콜중독 전력 등, 아이버슨은 여러 면에서 세련되고 카리스마적 스타였던 마이클 조단과 대조를 이루었다.
지난시즌 NBA 플레이오프를 기점으로 아이버슨에 대한 팬들의 평가가 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버슨은 신장 6피트에 체중이 165파운드에 불과한 매우 단신의 선수다. 팬들은 이런 왜소한 선수가 정규시즌은 물론이고 플레이오프에서 신장 7피트 1인치에 달하는 공룡센터 샤킬 오닐을 위시한 많은 NBA 헤비급 선수들 사이를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더 이상 불량기 가득한 래퍼가 아니라 불굴의 스포츠 선수 아이버슨을 재발견한 것이다.
리복사의 부사장 폴 파이어맨은 이렇게 평가한다.
"우리는 아이버슨의 놀라운 이미지 변신에 놀라고 있다. 그동안 성인 농구팬들은 아이버슨을 불량아, 또는 문신을 새긴 철부지 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그가 보여준 불굴의 투지와 농구에 대한 열정에 감복하고 있다"
아이버슨 관련 상품들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아이버슨의 등번호 3번이 달린 유니폼은 NBA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또한, 그의 별명 ‘앤서’를 앞세운 리복 농구화는 올해 나이키의 에어조단과 함께 스포츠용품 상위 10걸에 당당히 진입했다.
그러나, 리복의 최근 약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전체 매출규모에서 리복은 나이키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나이키의 연간 매출액이 95억달러인데 비해, 리복은 29억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올들어서도 나이키는 농구화 브랜드 상위 10개 가운데 8개를 독식하고 있다. 그중 다섯가지 모델이 에어조단 농구화다.
농구화 시장에서 마이클 조단의 위력은 앞으로도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지난 4월, 스포츠 비즈니스 데일리는 현역선수들의 상품성에 관한 조사를 한바 있다. 플레이오프 직전에 실시된 이 조사에서 아이버슨은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 빈스 카터에 이어 현역선수 중 4위를 차지했다.
70개 스포츠업체 중역들을 상대로 한 이 조사가 현역선수들로 국한됐음에도 불구하고, 은퇴한 마이클 조단이 1위표를 3개나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조사담당자는 "마이클 조단은 수염이 빠졌지만 아직도 호랑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조단은 은퇴이후 워싱턴 위저즈팀의 공동구단주가 되면서 광고활동에 소극적이었고, 타이거 우즈의 등장 이후 나이키 내의 위상도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왔다.
여하튼 NBA 프로농구의 차세대 스타 앨런 아이버슨의 약진, 왕년의 황제 마이클 조단의 코트 복귀설, 리복의 집요한 도전 등 향후 스포츠 신발업계 판도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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