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망피칭은 차치하고... 꾀병, 남탓, 무성의, 궤변..."
결국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LA타임스와 LA 데일리 뉴스 등 LA 지역 양대 신문이 일제히 지난 17일 파드레스전 구원등판에서 프로선수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태도와 투구를 보여준 박찬호(LA 다저스)에 대해 호된 질타를 가하고 나섰다. 보통의 질책이 아니라 박찬호의 ‘이중성’에 대한 조롱이요, 비웃음이었다. 팀이 사활을 걸고 총력전을 펼친 7회 1대1의 중대한 상황에서 팀보다 자신을 앞세우는 ‘선수답지 못한’ 이기적 자세와 현 상황과 팀의 필요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발언을 준엄하게 꾸짖는 무서운 경고였다.
"대우는 ‘스탭 앵커’처럼 받기를 원하면서 고비만 닥치면 ‘난파화물’꼴로 변한다", "9월에 스프링 트레이닝을 하겠다는 거냐"(박찬호가 ‘던지고 싶어했지만, 그런 상황에서 던질 줄은 몰랐다’고 말한데 대해), "자신에게 쏟아질 야유를 희석시키기 위해 부상을 빙자해 마운드를 내려가고…"(박찬호 강판뒤 ‘아킬레스건을 다쳤다’는 장내방송이 있었음. 다음날 박찬호가 멀쩡하자 ‘다저스 의료진의 마술같은 솜씨’라는 비꼼도 나왔다.) - 이상 LA타임스 스포츠 칼럼니스트 빌 플라스키.
"던지고 싶지만 승패가 걸린 순간을 싫다니…", "아마 올해 가장 겁나는 발언일 것이다"(박찬호가 ‘기회가 주어지면 던질거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런 상황일 줄은 몰랐다’고 발언한데 대해), "(그가) 제2의 이스마엘 발데스라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모든 다저스 선수들이 저마다 공을 달라고 아우성칠 때 그는 마운드에서 엉망진창으로 헤매고…" "마지막 3⅔이닝동안 11점을 내준 박찬호는 팀의 2번째 투수가 아니라 최근 고전중인 제임스 볼드윈보다도 못한 넘버 4 투수 아니냐" -이상 데일리 뉴스 칼럼니스트 스티브 딜벡.
신랄한 표현이 너무 많아 일일이 옮기기도 어렵다. 하지만 공통적인 요지는 하나. 바로 박찬호가 팀의 리더급 선수로서 기대와 의무를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박찬호에 대해 비교적 관대했던 주류언론들도 지난 17일의 무책임한 등판 및 강판과 상황파악을 못하고 어설프게 얼버무리려는 듯한 구차스런 변명에 대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한 듯 하다.
지금껏 수 차례 위기를 많았던 박찬호지만 이번만큼은 심각한 정도가 다르다. 선수로서 자세와 투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것이기 때문이다. ‘투지없는 이기적 선수’라는 인상이 한번 굳어지면 박찬호는 다저스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발붙이기도 어렵게 될 위험성이 크다. 한때 최고 유망주로 꼽히다가 이런 이미지로 낙인찍혀 떠돌이선수 신세로 전락한 이스마엘 발데스의 케이스는 그 좋은 예. 한때 연봉 2,000만달러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던 박찬호가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추락했는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문제는 박찬호가 이 같은 위기상황을 얼마나 실감하고 있는가 하는 것. 현 위기상황의 수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줘 더 큰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은 박찬호의 반격기회. 다저스 커리어 마감이 본격 ‘파이널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상황에서 과연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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