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예회복 불꽃피칭 박찬호도, 살얼음판 조심피칭 김병현도
▶ 4시간 48분 대혈전... 13회말 끝내기 ‘그린 홈런’
’코리안특급’ 박찬호(LA 다저스)와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페넌트 레이스의 절정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 6월20일 다저스테디엄에서 이뤄진 첫 대결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둘이 동시에 마운드에 오른 정면대결은 아니었으나 양팀이 내셔널리그 서부조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양보할 수 없는 진검승부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결과는 무승부. 박찬호는 7이닝 무실점의 빛나는 역투로 최근의 부진을 털어버렸으나 불의의 부상과 불펜의 실점으로 다 잡았던 승리를 빼앗겼고 김병현은 2대2로 동점이던 9회말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역시 승리와는 연을 쌓지 못햇다. 양팀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4시간48분에 걸친 혈전끝에 다저스(D백스)가 3대2로 승리, 양팀간의 격차는 3게임차로 줄어들었다.
어떻게 일이 이렇게 꼬일 수 있을까.
최악의 상황에 몰렸던 박찬호가 다시 한번 잡초같은 강인한 생명력을 과시하며 되살아났다. 디비전 선두 D백스의 강타선을 7회까지 산발 5안타 무실점으로 차단한 쾌투.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던 비난의 태풍을 잠시나마 잠재운 오기의 역투였다. 하지만 오랜만의 호투에 따른 기쁨도 잠시. 7회를 던진 뒤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경기를 물러나야 했고 설상가상으로 불펜이 2대0 리드를 지켜주지 못해 다 잡았던 14승마저 날아갔다. 안 풀릴때는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옛말이 생각나는 ‘속 쓰린’ 밤이었다.
20일 다저스테디엄에서 시작된 D백스와의 4연전은 다저스에게 포스트시즌의 생사가 걸린 시리즈. 특히 지난 2번의 등판에서 잊고 싶은 최악의 경기를 했던 박찬호로선 거의 커리어를 걸린 일전이었다. 이런 고비에서 그는 다시 ‘특급’ 으로 부활했다. 위력적인 강속구와 예리한 커브,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이 모두 그가 최근 극도로 부진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7회까지 단타만 5개를 산발시키며 삼진 7개를 잡았고 포볼과 몸 맞는 공이 각 1개씩. 107개(스트라익 74개)의 공을 던져 약간 힘들지만 완봉승도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였다.
하지만 모든 것은 8회초 갑자기 제동이 걸렸다.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Stiffness로 발표됨)을 느낀 박찬호는 마운드에 오를 수가 없었고 갑자기 등판하게 된 구원투수 제시 오로스코가 내야안타에 이어 루이스 곤잘레스에 투런홈런을 맞아 2대2 동점이 되자 박찬호의 14승은 또 다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13승11패를 유지한채 방어율만 3.30으로 낮춘 것. 하지만 최악으로 실추됐던 명예와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곧추 세운것은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귀중한 성과였다. 이제는 부상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가 최대 우려로 등장했다.
한편 김병현은 9회말 2대2 동점상황에서 4번째 투수로 등판, 첫 타자 마크 그러질라닉을 몸 맞는 볼로 내보낸 뒤 1사후 게리 셰필드에 2루타를 맞아 곧바로 주자 2,3루의 벼랑끝에 몰렸다. 어쩔수 없이 다음타자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김병현은 1사 주자 만루에서 에이드리언 벨트레에 빨랫줄같은 안타성 타구를 맞았으나 볼이 숏스탑 글러브에 빨려들어가고 2루주자 셰필드가 수준이하 주루플레이로 횡사하는등 행운이 겹쳐 한숨을 돌렸다. 이어 10회를 포볼 1개로 잘 막은 김병현은 11회초 대타와 교체돼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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