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다안타 · 타격왕 굳힌 이치로
▶ ’대도’ 세데뇨(55개)에 2개차 추격
"놀라울 따름이다. 난 그저 그가 2할7푼정도만 때려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야구명장 루 피넬라. 상대팀의 강약을 손바닥보듯 꿰뚫어 시애틀 매리너스를 올 시즌 정규시즌 무적함대로 바꿔놓은 피넬라도 정작 자기팀의 이치로 스즈키에 대해서만은 이토록 ‘무지’했다.
피넬라의 오판은 일리있는 것이었다. 낯 설고 물 설은 곳, 게다가 생전 처음 대하는 괴력의 투수들. 그건 둘째 치고 올망졸망 일본열도를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며 세운 ‘빛나는 무공’(7년 연속 타격왕)을 세운 이치로라 할지라도 그 수십배를 헤아리는 메이저리그 대륙을 이끝에서 저끝으로 옮겨다니다 벌써 다리가 꼬이고 혀가 나오리란 예상이 팽배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줄창 밀어치기만 하는 이치로의 모습에 메이저리그 안팎의 입은 금방 하나로 모아졌다. "그럼 그렇지." 골목야구에 불과한 일본 무대에서 시쳇말로 ‘나이롱 피칭’이나 상대하다 스피드와 파워가 월등한 메이저 투수들을 만나니 때리는 게 아니라 갖다맞히기에 급급하다는 폄하였다. 정규시즌, 이치로가 ‘제법’ 안타를 만들어내는데도 "아직은 투수들이 이치로를 몰라서…" "그래도 여름을 넘기기 힘들 것"이란 냉랭한 시선은 별로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치로의 방망이는 제풀에 쓰러질 줄 알았던 전반기 종반으로 가면서 더욱 활활 타올랐고. 냉랭한 시선은 이치로 열풍이 되고.
이치로의 진군은 여름을 훌쩍 넘겨 정규시즌 파장을 눈앞에 둔 지금까지 쾌속 진행형이다.
10월1일 현재, 235개의 안타를 쳐내 양대리그 통틀어 부동의 1위. 단순 선두가 아니다. 조 잭슨이 데뷔시즌인 1911년 234개의 안타를 때린 뒤 꼬박 90년동안 움쩍않고 버텨온 루키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간단히 ‘퇴역’시켰다. 현 추세라면 남은 게임에서 적어도 예닐곱, 많으면 여나믄 안타를 더 보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잭슨 기록이 깨지는 데 든 시간을 대입한다면 이치로는 적어도 100년이상 현역으로 남을 대기록을 수립중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대관식만 남겨둔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이다. 3할4푼8리. 텍사스 레인저스의 프랭크 캐탈라로토가 3할4푼으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남은 경기에서 이치로는 치는 게 하나도 없고 자신은 놓치는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신의 노골적인 편애’ 없이는 뒤집기 어렵다.
도루왕 타이틀 역시 이치로의 발끝에 잡힐 듯한 거리에 있다. 로저 카데노(디트로이트 타이거스·55개)에 이어 2위(53개)다. 몰아치기 못지않게 몰아훔치기도 능한 이치로가 여차하면 한게임중에 엎어버릴 수 있는 것. 그럴 경우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재키 로빈슨이 49년 답사한 이래 52년만에 신인에 의한 타격왕·도루왕 동시차지라는 또하나의 역사를 엮어내게 된다. 그는 또 123득점을 올려 선두 알렉스 로드리게스(레인저스)에 9개 차이로 2위에 랭크됐고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루듯 단타전문이면서도 워낙 자주 맞히다보니 토탈베이스 부문 10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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