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이라는 직업상 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오지여행 전문가 한비야씨는 내가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여성이다.
한비야씨는 요즘 NEO난민구호기구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어디에서 그처럼 엄청난 에너지가 나올까 신기하게 느껴진다.
총알이 쌩쌩 날아다니는 아프가니스탄의 거리에서, 에이즈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캄보디아에서, 콜레라와 괴질이 창궐하는 소말리아 난민촌에서, 가축들 조차 물이 없어 말라 죽어가는 케냐의 오지에서도 그녀는 언제나 씩씩하다.
간이 다른 여자들 세 배쯤 큰 걸까? 어떤 상황에서도 꿋꿋하고 낙천적인 그녀의 용기가 참 부럽게 느껴진다.
전경린씨의 소설을 읽다가 ‘여자를 두 종류로 나눈다면 결혼하는 여자와 여행하는 여자가 있다’는 구절을 본적이 있다. 한비야씨는 후자쪽의 대표주자다.
남자와의 결혼이 인생의 최종목표인양 늘 편안한 무임승차를 꿈꾸는 여자는 편안함 대신 자유를 잃어야 하고 한비야씨처럼 독립적인 여성은 자유와 성취를 얻는 대신 모든 걸 혼자 헤쳐 나가야 하는 고달픔이 필연적으로 따라다닌다.
달콤한 구속을 포기한 대신 물컹물컹한 실존적 본질과 대면하는 쾌감이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자신의 선택일 뿐, 어떤 방향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바, 얻는 게 있으면 내주는 것이 있는 게 우리네 인생이니까.
그녀는 자기식의 세계와 나침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남들보다 학교도 늦게 들어갔고, 취직도 늦었고, 결혼은 아직 문턱에도 가지 않은 한비야씨가 ‘중국견문록’이라는 책에 써놓은 한마디가 의미심장하다. 칭송칭송! “힘을 빼고 느긋하게 사세요”라는 뜻의 중국어란다.
최근에 만난 여성 중에는 탤런트 김나운씨가 참 인상적이었다. 그 왜 드라마 ‘불꽃’에서 방송작가로 출연했었고 퀴즈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연기자 말이다.
몇 번 만나지 않았지만 그녀에 대한 느낌은 대단히 바르고 사려 깊은 이미지로 다가왔다. 연예인하면 해외여행도 자주 하고 그럴 것 같은데, 그녀는 이 세상에 태어난 후 단 한번도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런 연예인도 있나 참 의외였다.
소탈하고 배려심 깊은 그녀는 아주 좋은 신부감일 것 같은데, 대한민국 남성 여러분들 뭐하고 계세요? 그녀 왈, 자신은 키도 돈도 안 따지고, 단지 존경할 수 있는 똑똑한 남자를 원한다는데. 아이고 내가 김나운씨를 대신해 공개구혼광고까지 해주고 있네요. 하하.
예의범절과 사려깊음에 대해선 채시라씨도 빼놓을 수 없다. 참으로 똑똑하고 따뜻하며 애교도 많은 그녀. 그녀의 남편인 가수 김태욱씨는 복도 많다.
그 밖에도 인상적으로 다가온 여성들 중에는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있다. 겸손하고 스마트하기도 해서 사랑스러웠고, 탤런트 권은하씨는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써가며 남편 잡는 TV속 이미지와는 달리 굉장히 여성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처럼 꽃핀 좋아하고, 프릴 달린 원피스 좋아하는 취향까지, 비슷한 면이 많다.
아, 내가 만나 본 김혜자씨도 굉장히 여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데, 약간의 데카당트한 매력까지, 전원일기의 어머니 역만 연상하시는 분들에게는 무척 의외이리라.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