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스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3편 출시되었다. 특히 올드 팬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록 스타이자 조연 배우인 미트 로프, 28살로 세상을 떠난 기타의 명인 지미 핸드릭스, 50년대 록큰롤 황금기를 이끌었던 리틀 리차드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 편의 영화는 연대기 순으로 개인 삶과 음악 인생을 따라가는 평범한 구성을 택하고 있어,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열렬 팬이라면 음악을 다시 듣는 것만으로도 황홀할지 모르나, 일반 관객은 남다른 인생을산 이들에 대한 공감대가 크지 않아, 이들의 이름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던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짐 맥브라이드의 2000년 작 ‘투 헬 앤 백 (Meat Loaf; To Hell and Back)’(15세, CIC)은 미트 로프의 성공과 슬럼프,재기 원인을 비대한 그의 몸에서 찾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미트 로프는 엄청난 거구로 어린 시절부터 친구와 아버지에게 놀림을 받는다 .미트 로프의 평생 콤플렉스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술에 취해 했던 말이었다. ‘넌 아무 것도 아닌 고깃 덩어리야. 이 사실을 빨리 깨닫도록해’
미트 로프(W. 얼 브라운)의 일생은 이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노력 뒤에는 병상을 떠나지 못했던 어머니의 격려와 무명 시절부터 함께 한 아내 레슬리(데비 파이퍼)의 헌신이 있었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리며 암 연구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공연에서 한 고백은 험로를 헤쳐온 사람의 진심으로 넘쳐난다. ‘난 신과 인생에 화가 났었다. 이제야 어머니의 뜻을 알겠다.이것으로 충분하고 감사한다’
레온 이카소의 2000년 작 록의 전설 ‘지미 핸드릭스’(18세, 폭스)는 지미 핸드릭스가 죽기 3일 전인 1970년 9월 12일, 런던에서 TV 기자에게 자신의 삶과 음악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가 하면, 당시의 기록 사진을 곁들여 시대에 대한 이해를 돕기도 한다.
어린 시절 다른 남자와 떠난 엄마에 대한 기억, 아버지가 사준 중고 기타로 독학하던 나날, 리틀 리차드 밴드에서 기타를 칠 때 리차드가 ‘나보다 튀면 안돼’라고 했던 에피소드, 영국에서 본격 활동을 시작하는 조건으로 에릭 클렙튼과의 공연을 내세웠던 일화, 몬트레이 팝 페스티벌에서 기타에 불을 지르고 부순 사건, 우드스탁 공연시 미국 국가를 자기 식대로멋지게 연주한 일 등, 핸드릭스의 일생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종교에 비유할 정도였던 핸드릭스(우드 해리스)지만, 매니저(빌리 제인)의 착취가 심했고, 여자와 마약의 유혹도 이기지 못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일찍 세상을 뜨고만다. ‘다음 세상에도 분명음악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으니, 지금 거기서 왼손잡이 기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로버트 타운젠트의 2000년 작 ‘리틀 리차드( Little Richard)’(15세, 폭스)는 세 편의 영화중 가장 밝은 편이다. 선 채로 피아노를 두드리며 엉덩이를 흔들어대고, 빠른 속도로 가사를 내뱉는 창법으로 한 시절을 풍미했으며, 정상에 이르렀을때 은퇴해 기독교에 귀의한 낙천적인 인물 리차드(레온) 자신이 제작자로 나선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화장과 여장을 즐겼던 남다른 아이가 팬티만 남기고 홀랑 벗어던지는 무대 매너로 관중을 사로잡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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