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엄청 예뻤다.
3집 <후애>를 듣게된 이후 줄곧 나의 짝사랑의 대상이었던 가수 엄정화누나를 만난 첫 느낌은 바로 그랬다. 엄정화 누나가 예쁘다는 건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지만.
누나는 또 따뜻했다. 만나러 가는 도중에도 어색하고 서먹서먹하지 않을까 무척 걱정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그는 단 몇 분 만에 나의 이런 우려를 싹 가시게 했다. 대스타 엄정화 누나에게선 ‘스타의 거만함’이 아니라 정겨운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다.
나를 감격시킨 전화 한통, ‘가수 엄정화 만나러 가시죠?’
엄정화 누나는 내겐 빛나는 별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스타를 만나게 해준다는 일간스포츠 사이트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신청을 하긴 했다. 하지만 그다지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내게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 가수 엄정화씨를 만날 수 있겠어요?”
얼떨결에 “네”하고 대답은 했지만 그 뒤 정신이 혼미해졌다. 하도 떨려서 은행에서 돈을 찾는데 청구서를 몇 번이나 다시 써야 될 정도였다.
그렇게 정신없이 집으로 와서 엄정화 누나를 미친 듯이(?) 좋아하는 친구들인 이황(19.헤어디자이너 연습생)과 이준영(19.호서대 1년)에게 “우리 엄정화 만나러 가게 됐다”며 연락을 했다. 물론 밤잠도 설쳤고 내일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며 뒤척였다.
성격 좋은 동네누나 같은 가수 엄정화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을 하다 두 명의 친구와 함께 각각 색깔이 다른 장미 한송이를 샀다. 떨리는 마음에 장미꽃을 부여잡고 있는 우리에게 엄정화누나가 다가왔다.
밤새 멋진 멘트를 준비했지만 누나를 만난 세 명은 “안녕하세요”라고 꾸벅 인사했다. 그게 전부였다. 갑자기 말문이 막힌 탓이었다. 대스타 엄정화를 직접 만났는데다 그는 또 내가 지금껏본 여자 중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으니.
여자의 화장발에 속지 말라고 했지만 누나는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았는데도 TV에서 봤을 때 보다 몇 갑절 예뻤다. 누나를 만난 이후 며칠이 지난 지금 나는 길을 걷다가 ‘왜 이렇게 길거리에는 예쁜 여자가 없는 거야’ 라며 툴툴거리곤 한다.
얼굴도 예뻤지만 누나는 우리의 어색함이 금세 가실 만큼 환하게 미소를 지었고 곧 동네 누나처럼 “난 없어서 요즘 너무 쓸쓸한데 너희는 애인 있냐?”며 편안하게 말을 걸어왔다. 나보고는 “너 웃는 모습 정말 웃긴다”라는 농담을 던지며긴 장된 세 남자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성격 좋은 동네 누나’란 느낌이 들면서 우리들의 대화는 물 흐르듯 이어졌고 이후 명랑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가수가 되고 싶어했던 어릴 적누나의 꿈, 앨범 얘기 등 누나가 우리들의 궁금증을 풀어놓는 사이 한 시간이 후딱 흘렀다. 아쉽긴 했지만 음반 준비에 바쁜 누나 일정 때문에 짧은만남을 정리해야 했다.
지금도 나는 ‘정말 내가 엄정화를 만났나?’ 하며 그날을 기억하면 꿈만 같다. 분명한 것은 누날만나고 달라진 건 예전보다 더 누나의 왕팬이 됐다는 것이다.
지면을 빌려 누나에게 28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7집 음반의 대박을 자나깨나 기원하고 있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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