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직 왕건만을 위해’ 인고의 2년 세월…"이제야 참모습"
지난 2년간 <태조 왕건> 하나로 살아온 최수종의 가슴에 가장 깊이 새겨진 단어는 ‘인내’ 다.
‘인내’는 드라마 타이틀롤 이면서도 한때는 궁예에, 또 견훤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그가 가장 곱씹었던 단어.
KBS 1TV 대하사극 <태조 왕건>(극본 이환경ㆍ연출 김종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궁예도 사라졌고 욱일승천하던 견훤도 기가 한 풀 꺾였다. 반면 패전만 거듭하던 왕건은 삼국통일 대업의 실마리가 된 고창전투를 기점으로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2년간 참고 기다리던 때가 왔다. 최수종은 “이제까지가 왕이 되기 위한 과정, 즉 변화하는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왕의 참모습을 보여줄 때” 라며 “ <태조 왕건>은 바로 지금부터다” 라고 말한다.
▲배운 것은 인내
최수종은 얼마 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팔공산 전투 장면을 찍다가 그만 발이삐는 사고를 당한 것. 하지만 내색조차 하지 못했다. 이러쿵저러쿵 말이 날까 봐 쉬쉬해가며 기브스한 채 촬영을 끝냈다.
최수종은 간간이 인터넷 게시판에 오르는 시청자들의 ‘왕건 캐스팅 잘못’이라는 지적에 무척 아쉬움을 내비치면서 말문을 열었다.
“드라마를보고 판단하는 것 보다는 ‘아 그때는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이해가 필요한데…”라며 “시청자들이 끝까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아마 시청자들의 기대에 100%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최수종으로 하여금 참고 또 참으면서 연기에만 몰입하게끔 하는 결과를 낳았는지도 모른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최수종의 변신은 일반인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에서 가장 손쉽게 알 수 있다. 팬들의 최수종을 대하는 태도가 종전과는 180도 바뀐 것이다.
어의를 벗고 양복을 입고 있어도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예전 같으면 보기만 해도 반가워서 말을 붙이곤 했는데 요즘은 말은커녕 다가 오지도 않는다.
이에 최수종은 썩 싫지 만은 않다는 표정이다. 오히려 더 위엄 있어 보이려고 노력하는 때도 있다.
최수종 자신도 크게 변했다. 30대 후반에서 어느덧 40대로 접어 들었고 드라마를 하면서 둘째 아이도 세상에 나왔다.
▲얻은 것과 잃은 것
최수종은 잃은 것은 많다. 먼저 경제적인 측면. <태조 왕건> 하나만을 고집하다 보니 출연료 손실이 적지 않았다.
‘왕건’ 복장을 하고서는 절대 CF를 찍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CF 손실도 만만치 않았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여름 히트친 삼성 에어컨 CF. 왕건까지 포함시키려던 당초 계획이 최수종의 고사로 태평군사(김하균), 신숭겸(김형일) 박술희(김학철) 등 부하들만 출연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손실은 시간. 분장 하고 기다리는 시간만 4시간이 넘었고 야외 촬영지 안동 등을 오가는 시간도 적지 않게 소요됐다.
하지만 얻은 것도 많다. 인내를 배웠고 이제까지 다소 촐랑거리던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성인 연기자로서의 자리매김도 했다.
가족간의 애틋한 정도 깊어졌다. 최수종은 서울 집에 있는 시간이 일주일에 3일 정도 밖에 되지 않다 보니 아내와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감정이 새로워 더 없이 좋다고 말했다.
<태조 왕건>은 내년 1월이면 끝난다. 최수종의 인내는 그때 비로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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