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봉하는 ‘공공의 적’(시네마서비스, 강우석 감독)을 놓고 ‘업그레이드 된 ‘투캅스’’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어디가 그렇다는 것일까. ‘공공의 적’을 해부해보자.
뛰는 놈 위의 나는 놈
’투캅스’의 안성기는 간이 작은 부패 형사였다. 몰래 치부를 하면서도 행여 들킬세라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공공의 적’의 설경구는 간이 부은데다 악질이다. 도저히 통제할 수 없다. “강력반은좀 먹어도 돼”라고 비호해주는 상사도 있지만 그는 그런 상사 없어도 양심이 찔리지 않는다. 오락실이나 술집을괴롭히는 것으로는 성에 안찬다. 마약을 팔아서 돈을 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투캅스’의 박중훈은 정의사회구현의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신참 형사다.하지만 ‘공공의 적’에는 누구도 그런 사람이 없다. 범인도 나쁜 놈이고 형사도 나쁜 놈이다. 그런데 그런 형사가 ‘저런나쁜 놈은 안돼’라며 범인을 잡기 위해 용을 쓴다. ‘투캅스’의 안성기가 우리 사회를 귀엽게 풍자했다면, ‘공공의 적’의 설경구와 이성재는 우리 사회를 적나라하게 비판한다.
뒤로 호박씨 까기
’공공의 적’의 이성재는 야누스의 얼굴을 갖고 있다. ‘아메리칸사이코’처럼 능력있는 화이트 칼라와 악마적인 살인광의 모습을 수시로 왕복한다. 뒤로 호박씨를 까는 데는 세계 챔피언감. 이성재는 ‘나쁜짓’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반면 ‘투캅스’의 안성기는 허점이 많다. 죄 지은 것이많아 두려움과 비굴함이 얼굴에 남아있다. 그에게는 구린 냄새가 폴폴 풍기지만 이성재에겐 스킨 향까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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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이 ‘투캅스’보다 강화된 것은 무엇보다 액션이다.’투캅스’도 취조 중 라스트에 총격 신 아닌 총격 신이 있지만 이는 아이들 장난 수준. ‘공공의 적’에서는 칼부림이 벌어지고 주먹으로 뼈를 부러뜨린다. 사람을 패 죽이기도 한다. 설경구는 ‘마음에 안 들어 패고, 돈이 없다고 패는’ 그런 놈이다. 목욕탕에서도 패고, 의자며 책상을마구 부숴버린다. 전기 톱을 들고 덤비는 놈과도 붙는다.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싸운다.
뒷걸음질 치다가 가재 잡다
’공공의 적’의 설경구가 이성재를 잡으러 나선 것은 순전히 자신의 용변을 방해한 때문이다. 잠복 근무 중 빗속에서 몰래 일을 보던 설경구는 이성재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그만 용변 위에 엎어진다. 안그래도 이성재를‘죽이고 싶은데’ 알고 보니 그 놈이 부모를 죽인 악마. 상사에게“절대 개인적인 원한은 없다”고 말하지만 그는 이성재 체포에 자원한다. 반면 ‘투캅스’의 안성기와 박중훈은 희미하지만 경찰의 사명감 아래 범인을 잡으러 다닌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
’공공의 적’의 압권은 설경구를 도와 시체의 사인을 분석하는 두 ‘똘마니’의 모습이다. 온갖 나쁜 짓을 일삼고 사는 주제에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시체를 뜯어보며 사인을 찾는 두 사람을 보면 웃지않을 수 없다. ‘투캅스’의 잔머리 굴리는 ‘똘마니’들이 ‘공공의 적’에서는 나름대로 프로페셔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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