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램스의 14½점차 우세가 예상됐던 수퍼보울 XXXVI(36). 활화산 오펜스의 램스를 고꾸라뜨린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의 우승이 수퍼보울 사상 최대의 이변이 아니라면 최소한 이런 감독은 처음 봤다.
패이트리어츠를 2년만에 NFL 정상으로 끌어올린 빌 벨리첵 감독. 작년 5승11패 팀의 최고 선수 2명을 빼고 올해 챔피언에 오른 그 전술과 지휘력은 감히 NFL 역대 최고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이트리어츠는 올시즌을 2연패로 시작한데다 NFL 연봉챔프인 쿼터백 브루 블렛소의 부상이 겹쳐 사실 우승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팀이었다. 게다가 팀의 간판스타 와이드리시버인 테리 글렌마저 돌출행동을 거듭, 전시즌 출장정지 처벌을 내리는 등 집안 분위기도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수비의 천재’라는 벨리첵은 상대 팀의 허를 찌르는 변칙 전술과 무명 ‘뗌빵’ 선수들이 대성할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지휘력으로 “꼴찌에서 1등으로”의 신화를 일궈냈다.
성격이 괴팍하기로 유명한 벨리첵 감독은 클리블랜드와 뉴욕 풋볼팬들의 ‘원수’다. 90년대초 잘 나가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현 볼티모어 레이븐스)를 망가뜨린 장본인이며, 2년전에는 뉴욕 제츠 감독으로 임명된 바로 그 다음 날 사표를 내고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 감독으로 취임, 파문을 일으킨바 있다.
클리블랜드에서는 간판스타 쿼터백 등 마음에 안 드는 선수들은 다 잘라버린 결과 팀을 망치는 옹고집 독재자로 찍혔고, 패이트리어츠는 벨리첵을 모셔오느라 제츠에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주는 호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구단사상 첫 수퍼보울 우승의 꿈을 이룬 패이트리어츠의 로버트 크래프트 구단주는 이에 대해 “벨리첵을 1라운드 지명권과 바꾼 것이 내 생애 최고의 ‘딜’이었다”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이규태 기자> paulk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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